• 로그인
  • 구독하기
헤더 광고 왼쪽
프로젝트금융&대체투자 종사자를 위한 마켓인텔리전스 '딜북뉴스'
헤더 광고 오른쪽

[기고]IMF와 금융위기 때의 개발시장 실태 회고

김경희
김경희
- 6분 걸림 -

지난 1997년 11월 초에 발생한 IMF외환위기와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우리나라 부동산개발 시장과 건설시장은 오랜 시간 보릿고개를 겪었습니다.

필자가 건설사에 1990년 1월에 입사해 2020년 12월에 퇴직했습니다.   두 위기를 직접 겪은 내용에다 약간의 코멘트를 덧붙이려 합니다. '실태는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뜻하니, 기억나는 대로 정리하겠습니다.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두 위기 동일하게 '고환율, 고금리' 등으로 인해 물가 불안이 왔고, 불황의 시대가 됐습니다. 고금리는 부동산 가격 하락을 밀어부쳤고요. 기업은 아주 힘든 보릿 고개를 맞았습니다. 실업자는 늘었고 이의 연쇄 반응으로 기업 M&A, 부동산 M&A가 늘어 나고  현금 부자에겐 많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부동산개발 시장 실태

고금리로 인해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크게 줄어 미분양 세대 수는 대폭 증가했습니다.  지방권 사업장은 거의 대부분 분양을 접어야 했지요. 금융권에서 조달했던 PF에 대한 리파이낸싱도 잘 안 되었기 때문에 시행사는 EOD(Event of Default)에 처하고 결국 도산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건설시장 실태

앞단의 부동산개발사업이 잘 안 되니, 도미노 현상처럼 건설시장도 매우 안 좋게 되었습니다. 지방 현장에 대해서는 공사 중단 조치가 이뤄졌으며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회사들이 생겼습니다. 몇몇 중견 건설회사는 부도가 났습니다.  건설사와 같이 협업하는 협력업체들도 부실화 되거나 부도가 발생했습니다. 부도 상황은 건설현장 노동인력을 대거 유입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협력업체는 대기업 건설사에 찾아 와서 자발적으로 단가를 깎겠으니 일감을 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돌파했나>

부동산 시행사

시행사업에 쓸 돈이 부족하니, 대형 건설사와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토지가 큰 대형사업인 경우는 분할해서 단지를 구분해 시간 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사업하는 걸로 바꾸었지요. 마케팅 전략도 분양, 임대, 임대 후 분양(하이브리드 방식) 등 다양하게 실시했습니다. 사업성이 없는 지방 사업장은 거의 접고 분양 가능성이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했습니다.

건설사

불황의 시대에도 팔릴 수 있는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상품성과 디자인은 지키되 비용이 적게 들어 가는 평면 개발과 입면 개발 등에 연구를 많이 해  부동산상품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얻은 원가 절감금액으로 디벨로퍼가 사업을 할 수 있게 금융이자 증가 분을 어느 정도 상쇄하도록 해주었지요. 자연스럽게 디벨로퍼와 건설사가 파트너십을 갖게 됐습니다.

금융권

금융 회사는 PF에 대한 미상환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금융 공학적 접근을 통해 ABS(Asset-Backed Securities), ABCP(Asset Backed Commercial Paper), PDF(Private Debt Fund) 등 기존 대출 관행과는 다른 금융 조달 기법을 적용해 금융을 조달했습니다.

<현재의 어려움은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토지는 유한한 것이라서 공급에 제한이 있습니다.  토지 은행(Land bank) 필요성이 증가했습니다.

좋은 토지를 적기에 싸게 매입해 비축해 둬야 하겠고, 앞으로 발생할 시행권을 포기한 사업지도 랜드뱅크에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재개발 지역, 그린 벨트 등의 토지들도 매입해 금융 상품화해서 소유자와 그 자식들에게 자본 이득을 줄 수 있는 방안도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토지뿐만 아니라 주택 비축은행 필요성도 증가했습니다. 리츠를 활용해 임대주택을 통해 분양주택을 비축해 둬야 합니다. 적정한 가격에 분양을 해서 리츠에 투자한 사람도 이득을 보고, 집을 구매하는 사람도 이득을 보게 만들어야 합니다.

사람들의 라이프 사이클 변화에 맞춰 주택비축은행은  주거를 순환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주거를 순환해 살 수 있는 걸 뜻합니다.

저렴 주택(Affordable housing) 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과 대형 고속도로 위나 철로 위에 저렴한 주택을 지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건축물에 정착되는 토지가 없으니, 건물 아래에 있는 도로나 철로에 대한 점용료를 내도록 하면 됩니다. 공장 생산 후에 현장에서는 설치만 하는 모듈라 하우스의 공급도 늘려야 하고요.

기존 아파트를 몽땅 철거하고 새로 짓는 거보다 ESG관점에서 친환경 리모델링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새로 짓는 아파트가 평면도 좋고 기능도 좋고 외관도 좋아 리모델링보다 선호도가 높겠지만 언제까지 전부 철거한 후 재건축하는 방안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사안입니다. 요즘은 온라인 쇼핑 확산의 영향으로 도심지 내 대형마트의 매각 소식이 종종 들립니다. 대형마트를 직주근접형 복합시설로 리모델링해 성공 모델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김경희 본태C&D 대표의 블로그 <사람과 건축 그리고 도시 for 생태계>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김경희

김경희 본태C&D 대표는 대림산업( DL이앤씨)에서 31년 동안 근무하고 임원으로 퇴임했습니다. 지금은 건설기업과 디벨로퍼를 서포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중소건설기업 성장 매뉴얼'의 저자입니다. 사람이 중심되는 건축과 도시를 만들고자 합니다. 최근 디벨로퍼 입문자와 현직 디벨로퍼를 위한 기본서 `디벨로퍼101' 책을 출간했습니다.

1 이달에 읽은
무료 콘텐츠의 수

국내외 개발금융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접할 수 있습니다🙌 유료 구독하면 결제 이후 바로 콘텐츠 열람 가능하며, 해당 기간 내 모든 콘텐츠를 읽을 수 있습니다!

유료 구독하면 결제 이후 바로 콘텐츠 열람 가능하며, 해당 기간 내 모든 콘텐츠를 읽고 볼 수 있습니다!

Powered by Bluedot, Partner of Mediasphere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