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부동산·인프라에 베팅...대우건설, 정권 핵심들과 협력 네트워크 구축
대우건설이 인도네시아 부동산 개발과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23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21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예방하고, 현지 정부 주요 인사들과의 신규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이번 예방에서 부동산 개발, 인프라, 발전, 신재생에너지, 석유화학플랜트 등 대우건설의 주요 해외사업 분야에 대한 진출 의사를 공식화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현지 디벨로퍼, 시공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거론하며, 현지화와 공동개발 방식에 방점을 뒀다. 한국 기업들의 동반 진출도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대우건설의 개발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인니 경제 발전에 실질 기여할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자”고 화답했다. 면담 직후 대통령은 하심 조조하디쿠수모 에너지·환경 특사(본인 친동생), 마루아라르 시라이트 주택부 장관, 국부펀드 다난타라 CEO이자 투자부 장관인 로산 로슬라니 등을 연달아 정 회장에게 소개했다. 대통령이 직접 연결고리를 만든 것이다.
대우건설 입장에선 향후 인도네시아 정부의 개발사업 수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정책-재정-시행 축을 조기 선점하는 장면이다. 특히 다난타라는 향후 인니판 ‘투자청’ 역할을 맡게 될 공공자본 운용기관으로, 국책 성격의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와 밀접하다. 주택부, 투자부, 국부펀드가 한 라인에 선 것도 의미가 있다.
이번 협력 논의는 구체적인 사업군으로도 좁혀진다. 대우건설이 타깃할 수 있는 주요 영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동칼리만탄 신수도 개발(Nusantara Capital City)이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조코위 정부의 신수도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며, 한국형 스마트시티·친환경 인프라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둘째, 공공주택 및 임대주택 대규모 공급사업이 타깃이다. 프라보워 공약 중 하나로, 향후 1억호 공급 목표에 따라 민관협력(PPP) 방식의 참여가 예상된다.
셋째, 자카르타 및 수라바야 등 대도시권 복합개발 및 수처리·발전 프로젝트. 대우건설은 과거 수라바야 복합개발 경험이 있으며, 자카르타 수도권은 현지 법인이 가장 활발히 운영되는 거점이다. 넷째, 전력·에너지 인프라 민자 개발사업. 태양광 및 LNG복합화력, 석유화학플랜트 개발이 다난타라의 중점 추진 대상이며, 대우건설이 가진 EPC 및 투자형 디벨로퍼 역량이 활용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40여 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총 7건, 약 7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는 자카르타에 현지 법인을 두고 부동산 및 인프라 부문 위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예방을 통해 인도네시아 차기 정권과 초기 단계부터 협력 라인을 확보했다”며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현지 네트워크를 더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