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연지동 사옥 매각 입찰에 15곳 몰렸다

현대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 매각 입찰에 총 15곳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우량 자산에 매수 기관이 대거 몰리는 최근 흐름이 이번에도 반복됐다는 평가다.
25일 오피스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과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가 이날 접수된 매수의향서(LOI)를 집계한 결과, 펀드·리츠 중심으로 총 15개 기관이 입찰에 참여했다. 당초 10곳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에 비해 더 많은 기관이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퍼시픽자산운용 등 최근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견 운용사들이 대거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비밀유지협약(CA)을 제출하고도 질의응답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일부 기관이 뒤늦게 관심을 보이며 LOI를 낸 경우도 있었다.
입찰가는 매각 희망가인 평당 2200만원 중반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연면적 기준 4000억원선에서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그룹은 숏리스트를 추린 뒤 인터뷰를 거쳐 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삼정KPMG는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딜 마케팅에 착수했으며, 15곳의 잠재 투자자를 선별해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 5월 말 실시된 현장 실사에는 일부 운용사가 증권사와 함께 투어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는 현대엘리베이터가 마스터리스(Master Lease)를 제공하는 세일즈앤리스백(Sales & Leaseback) 구조로, 임대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운용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입찰 참여자들은 매수가뿐 아니라 임대료 등 임대 조건을 함께 제안하는 방식으로 입찰에 응했다. 마스터리스를 제공하는 현대그룹이 제안 조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매수자를 정할 예정이다.
매도자 측 관계자는 “마케팅 결과 진성 투자자 위주로 참여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투자자(LP)를 유치해 제때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느냐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연지동 사옥은 총 2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동관은 지하 4층 ~지상 12층, 서관은 지하 4층 ~지상 16층 규모다. 대지면적은 1만1078㎡(약 3351평), 건물 연면적은 5만2470㎡(약 1만5872평), 전용면적은 3만1964㎡(약 9669평)이며, 1992년에 준공됐다.
현대그룹은 이 사옥을 2009년 1980억원에 매입했으나, 2012년 유동성 악화로 코람코자산운용에 매각했다가 2017년 2500억원에 재인수했다. 이후 8년 만에 다시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