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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보증·우량 담보대출' 금리 4%대 뚝...대출시장 양극화

원정호기자
- 6분 걸림 -
게티이미지뱅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부 PF대출이나 우량 실물자산 담보대출 금리가 4%대로 내려앉았다.  시장 불확실성 속에 확실한 담보와 보증서가 있는 대출에 금융기관들이 몰리고 있어서다.  반면 일반 부동산PF대출은 유동성 부족으로 여전히 10%에 가까운 고금리 행진을 하고 있는 등 대출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서울 강서구 공항시장정비사업 관련 1270억원의 사업비대출 금융주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입찰을 거쳐 선정된 신한은행의 대출금리가 파격적이다. HUG 보증부 변동금리로 'CD+110bp(1bp=0.01%)를 제안했다고 한다.  9일 기준 CD금리(91일물)가 3.57%인 것을 고려하면 4.67%이다.

신한은행은 단순 주선기관이어서 대출에 참여할 다른 대주를 모았으며, 조합의 관리처분 인가 이후 사업비 대출을 실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하나은행과 DB금융투자는 서울 강북지역의 한 재정비촉진지구의 HUG 보증부 사업비 대출 주선기관으로 잠정 선정됐다. 두 기관 역시 CD금리에 110bp를 더한 수준에서 주선권을 따냈다. 공항시장정비사업을 단순 주선하는 신한은행과 달리 하나은행은 자산을 늘리기 위해 할당된 대출물량을 총액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액 인수는 대출물량을 말 그대로 총액 인수하되 추후 다른 금융기관에 대출을 셀다운(채권 양도)하는 기법이다.  셀다운을 하지 못한 대출자산은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금융사 관계자는 "통상 CD+80bp가 대출 원가 개념이어서 110bp는 역마진이 나는 수준"이라며 "금융사간 HUG보증부 대출 입찰 경쟁이 격해지면서 대출 스프레드가 파격적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HUG의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사업비 대출 보증물은  HUG 보증에다 분양 리스크도 낮아 대출취급 경쟁이 치열하다.  대개 HUG 보증 심사를 거친 조합이나 시공사가 입찰 공고를 통해 금융권의 대출금리 제안을 받는다.  

HUG보증부 PF대출시장에는 우리 하나 신한 농협 등 시중은행은 물론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등 증권사들도 뛰어들고 있다.  주택금융공사(HF)보증부 대출이 원금의 90%만 보증하는 것과 달리 HUG보증은 100% 보증이어서 무위험 여신으로 꼽힌다.  

연체율이 높은 새마을금고 등이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  HUG보증 대출을 원하고 있고, 증권사들이 주관권을 따내 새마을금고 등을 대주로 모으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 무위험 여신의 장점 덕에 일부 금융사는 마진이 거의 없더라도 대출실적 쌓기용으로HUG 보증부 대출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3대권역내 오피스나 데이터센터와 같은 우량 실물 담보대출에도 금융권이 몰리고 있다. 서울 도심권(CBD)의 광화문D타워(디타워)가 5% 이하 대출금리에 4900억원의 리파이낸싱을 지난달 말 완료했다. 3년 만기 고정금리에 대출금리(올인기준)는 4.95%다.  이달 중  5.4% 금리에 리파이낸싱 대출을 약정 및 기표하는 여의도의 트로피에셋인 IFC에 비해서도 0.5%p를 낮춘 것이다. 금융권 여러곳이 대출 참여를 원하면서 금리가 내려갔다고 한다.

CD금리추이(사진=네이버 금융)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전망이 수시로 바뀌고 있지만 국내 시중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CD금리는 올 들어 가장 낮은 3.5%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팀장은 "PF대출이 더욱 위축되면서 갈 곳을 잃은 금융권의 부동산금융 자금들이 안정적인 실물 부동산시장의 대출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시장의 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내년 말 리파이낸싱 금리는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4%대 초반에 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HUG 보증 심사를 통과한 사업장이나 우량 실물자산 건물주는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사업비 조달이나 리파이낸싱을 서두르고 있다.

반면 일반 부동산PF대출 시장은 여전히 고금리를 형성하는 등 양극화 현상을 빚고 있다.  일반 부동산PF는 사업성이나  보증 건설사의 신용에 불확실성이 커 취급하기 부담스럽다는 게 금융권 반응이다.  PF업계에 따르면 대형 시공사의 책임준공 조건부 PF 대출금리는 8%, 중견 건설사 책임준공 PF대출금리는 10%를 오르내리고 있다.  태영건설의 자본잠식과 100위권 건설사의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지고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금융권이 PF대출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어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반 PF대출은 분양성이나 담보력이 약해 취급하기 쉽지 않다"면서 "시장에서 접근할 물량이 한정적이다 보니 HUG 보증이나 실물담보 대출 등 안정적 자산 쏠림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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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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