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보증 PF대출에 금융권 쏠림...금리 4%대 진입 얘기도
부동산PF 대출시장 한파가 지속되면서 금융권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부 대출로 몰리고 있다. 특히 HUG의 정비사업 사업비대출 보증은 무위험성 여신으로 취급받으면서 금리가 4%대인 사업장도 등장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PF를 취급하는 은행·보험사 사이에서 HUG 보증 대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일반 부동산PF는 사업성이나 자금보충 건설사의 신용에 불확실성이 커 취급하기 부담스럽자 실적 쌓기를 위해 안정적인 HUG 보증부 대출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HUG의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사업비 대출 보증물은 HUG 보증에다 분양 리스크도 낮아 대출취급 경쟁이 치열하다. 대개 HUG 보증 심사를 거친 조합이나 시공사가 입찰 공고를 통해 금융권의 대출금리 제안을 받는다. 이 입찰 경쟁이 과열되면서 4%대에 공격적으로 제시하는 금융사도 나온다고 한다. 예를 들어 4~6년 만기의 변동 금리 경우 91일물 양도성 예금증서(CD)금리 3.68%(3월8일 기준)에 스프레드(가산금리) 1%~1.2%를 더해 4.7~4.9%를 제시하는 금융권이 있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가 공격적 성향의 보험사나 2금융권을 모아 공격적인 입찰 금리를 제시하면서 은행들이 입찰에서 떨어지고 있다"면서 "은행 입장에서 이 금리로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출 만기에 따라 금융 조건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금융권은 HUG의 정비사업 보증에는 CD+1.5%(약 5% 초반), HUG의 일반 PF대출 보증에는 CD+2%(약 5% 후반)를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마포 동교동에 역세권 청년임대주택(공공지원 민간임대)을 짓는 카이트제이십오호리츠는 HUG 보증부 임대주택 대출을 받을 예정인데 이자가 연 5.8% 내외가 될 것이라고 리츠 투자설명서에 밝혔다.
일부 보험사 등 2금융권이 공격적으로 HUG 보증물을 쓸어담는 것은 마진이 박하더라도 안정적 PF자산을 늘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사 관계자는 "PF연체율이 높은 일부 2금융권이 물타기를 위해 연체율 걱정 없는 HUG 보증 대출자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커 HUG의 보증부 대출물량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반 PF대출은 분양성이나 담보력이 약해 취급하기 쉽지 않다"면서 "시장에서 접근할 물량이 한정적이다 보니 HUG 보증 대출물 등 안정적 자산 쏠림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