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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이야기①) 호텔 운영과 적정 객실점유율(OCC)의 관계

김선경
김선경
- 7분 걸림 -
호텔 로비(게티이미지뱅크)

들어가며

필자가 호텔업에 발을 들인 1990년대 중반은 '88 서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일부 계층만이 이용하던 ‘호텔'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때다.  올림픽이라는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룬 자부심 속에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자축의 분위기가 컸다.

당시 호텔은 무궁화 등급을 맺어 무궁화 5개 중 특1급과 특2급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었다.  서울시내 특1급을 보면 신라호텔(삼성)을 필두로 조선(신세계), 플라자(한화), 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 및 코엑스 인터콘티넨탈(GS), 힐튼(대우), 하얏트, 스위스그랜드, 롯데(본점, 잠실), 워커힐(SK), 르네상스(삼부) 등 그룹 계열 대기업이 운영한 호텔이 대부분이다. 대기업들의 내외부 행사 및 해외 바이어 유치 등을 위해 건립해 초기에는 수익보다 이미지와 편리성을 위한 운영에 집중했다.

한국경제가 제일 힘들었던 IMF시대에도 호텔은 15~20%이상 매출 성장을 이뤘다.  즉, 경기의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 유일한 업종군이었다.  대학에 유행처럼 호텔경영학과와 호텔조리학과가 생겨나기도 하고 그야말로 호황을 이루는 시기였다.

2000년대 메르스외 사스가 있었지만 3개월 이내 극복됐고, 호텔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대부분의 호텔은 특별한 세일즈나 마케팅 없이도 호황을 이어 가던 시절이다.

"그때 잘 나가던 호텔리어들은 호텔 영업이나 성장을 위해 뭘 했나요? 물밀듯이 들어오는 고객을 편안하게 앉아서 받던 시절 아닌가요?"라며 일갈하던 어느 지배인(GM)의 뼈있는 말이 기억 속에 남는다.  나름 매 순간 열심히 일했고,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호텔업의 발전이나 위상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게 사실이라 반성의 마음이 든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서울 사대문 안 호텔은 연간 YTD(누적 기준, Year To Date) 90% 이상의 객실점유율(OCC)을 유지했다. 그런데 코로나 발병과 동시에 휴,폐업을 되풀이하다 보니 호텔업은 갑자기 큰 패닉에 빠졌다.  2,3가지 언어를 곧잘 구사하던 유능한 호텔리어의 이탈이 가속화됐고, 자부심을 갖고 일 했던 이들은 코로나가 끝나고 엔데믹 상황에서도 호텔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필자도 호텔시장이 어느 정도 정리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88년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등의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계단식으로 발전하던 호텔업이 어느새 과포화를 이루고 분양형호텔과 생활형숙박시설이 호텔업과 양립해 순수 호텔시장이 혼탁해져만 갔다.  그런 와중에 호텔업이 코로나를 만나 자정의 시기를 거친 것이다.

호텔 경영에서 적정한 OCC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과연 호텔 경영에 적당한 OCC는 몇 %일까.  주변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선 호텔업의 특징을 몇 가지 언급할 수 밖에 없다. 호텔의 객실 상품은 재고가 없다. 즉, 오늘 팔지 못한 객실을 내일 추가로 더 팔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팔아야 수익을 내는 것이 객실 상품이다. 어떤 호텔은 당일 판매 100%를 목표로 매일 100%를 판매하고 있다.

고장(Out of order) 객실도 고객에 양해를 구하고 무조건 판매한 것을 우선으로 한다.  판매를 잘하기 위해선 우선 내국인 수요가 있어야 하고,  워크 인 게스트(Walk in guest, 예약 없이 당일 호텔에 와서 투숙하는 손님)를 위한 할인 행사, 이벤트 등이 필요하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100% 객실 점유율을 노리는 과도한 판매 전략은 객실 상품을 최상 컨디션으로 유지하기 힘들고, 세밀한 클리닝의 기회를 놓쳐 객실 상태가 노후화되기 쉽다고 본다.

또한 요즘처럼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시대에 직원에게 과도한 업무 요구는 퇴사를 불러올 수 있고 직원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어떤 호텔의 경우 좋은 브랜드와 입지로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끌다 보니 코로나와 맞물려 낮에 사용하는 '데이 유즈(day use)'상품이 히트를 치고 입소문을 얻기 시작했다. 코로나 종료  이후 호텔업이 정상으로 돌아왔음에도 데이 유즈 상품을 고집하고 하루 30객실 이상의 데이유즈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항시 청소직원이 상주해 높은 회전율(턴오버)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1박 이상의 객실 판매 보다는 우선적으로 데이 유즈 판매에 가중치를 두고 판매하는 경향이 보였다.

과연 이게 더 효율적이고 수익률 측면에서 우위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 누구나 알다시피 이건 효율성이나 수익률에서 좋을 수 없는 판매 전략이다.

데이 유즈에 집중해 판매하다 보면 객실 노후화가 빨리 올 수 있고, 인력난이 힘든 현실에서 항시 청소 직원의 대기가 필요하며, 객실 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특히 이미지가 중요한 호텔업에서는 좋은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필자는 100% 풀(Full) 객실 가동의 판매 또는 데이 유즈 위주의 판매는 장기적으로 호텔 운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기고에서는 '가장 좋은 호텔가격 정책은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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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호텔OCC

김선경

김선경은 소테츠호텔즈(Sotetsu International Korea)의 본부장입니다. 세종대 호텔경영학 석사를 거쳐 세종호텔 코스트 콘트롤 매니저(Cost Control Manager)와 크레딧 매니저(Credit Manager), 골든튤립호텔 경영지원실장을 지냈습니다. 소테츠호텔즈의 호텔브랜드인 '더 스프라지르', '프레사인'의 클러스터 제네럴매니저(Cluster General Manager)를 역임하고 현재 소테츠호텔즈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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