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부개발, 잠원동 하이엔드사업장 선순위 인수 이후 전략은
한림건설의 100% 자회사인 한림대부개발이 지난달 서울 잠원동 하이엔드 주택사업장의 선순위 채권 약 1500억원을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말 기한이익을 상실한 사업장이어서 그 배경에 개발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잠원동 하이엔드사업장의 브릿지론 대주단 손바뀜이 있었다. 한림대부개발이 선순위 단일 트랜치(트랜치A) 2080억원 가운데 약 1500억원을 원금 수준에서 매입했다. 지난달 1일 선금 10%를 주고 계약한 뒤 지난달 말 잔금을 완납했다고 한다.
선순위 중 이를 제외한 나머지 약 580억원은 저축은행이 조성한 PF정상화펀드가 500억원 가량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기존 선순위 대주는 엑시트(자금회수)하는 길이 열렸다. 트랜치A에는 비씨카드 KB캐피탈 신한캐피탈 DB캐피탈 등이 참여했으며 저축은행들도 상당수 대주로 들어갔었다. 저축은행들은 위탁 자산운용사의 PF정상화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한 형태가 된 것이다.
이번 대주단 교체에 따라 주요 채권자로 올라선 한림대부개발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림대부개발은 일정기간 담보 행사를 유예했다고 한다. 이에 사업 시행사 측은 유예기간 내 시공사 선정과 본PF 전환을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의 전용 84㎡가 60억원의 신고가에 거래되는 등 하이엔드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사업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일정 유예기간 내 시행사가 사업을 정상화하지 못할 경우 한림대부개발은 담보권을 행사해 신탁사 공매를 신청하거나 시행사와 협의해 사업권을 가져올 것으로 개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신탁사 공매로 넘긴 뒤 모기업이 인수자로 낙찰받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제3자가 낙찰받아도 원금을 상환받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선순위채권을 인수한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다만 신탁사 공매의 경우 낙찰금액에 따라 중,후순위 채권자의 원금 손실 우려가 따른다. 브릿지론 대주는 트랜치A 2080억원, 트랜치B 150억원, 트랜치C 50억원 등 총 2280억원이다.
한림건설은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중견 건설회사로 아파트 브랜드 '한림 풀에버'를 갖고 있다. 직전 대한건설협회장을 지낸 김상수 회장이 82%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