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츠, 상장시 제시한 6.85% 배당수익률 '없던 일로'
한화자산운용이 지난해 한화리츠 상장시 제시한 공모가 기준 5년 평균 배당수익률 6.85%를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 본사 사옥인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자산을 편입하면서 배당수익률이 5.5%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화빌딩을 매입함에 따라 리츠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명확하지 않다는 게 리츠업계 설명이다.
1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지난달 말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오는 2030년까지 주당 연간 배당금 270원 지급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같은 배당금은 지난 8월 22일 장교동 한화빌딩을 8080억원에 매입한 이후 수정 제시한 수치다.
한화리츠는 담보대출 실행(4200억원)과 전단채(4500억원) 발행으로 한화빌딩을 매입한 뒤 11월 4340억원(1차 발행가 기준) 규모 주주대상 유상증자를 거쳐 전단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한화리츠는 오는 6일 2차 발행가(최종 확정 발행가)를 정해 11.12일 구주주 청약과 14.15일 일반 공모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한화리츠가 수정 제시한 연간 배당금 270원은 공모가(5000원) 대비 5.5%의 배당수익이다. 이는 지난해 3월 코스피시장 상장하면서 내걸었던 6.85% 배당수익률보다 크게 내려간 것이다.
상장에 앞선 IPO 기업설명회에서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은 "안정적인 자산을 기반으로 평균 5년 배당수익률을 연 6.85%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상장 1년 6개월만에 지키지 못하는 목표가 됐다.
이처럼 배당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한화리츠의 기존 청사진에 비해 장교동 한화빌딩을 고가에 매입했거나 임대료 수준이 낮은 게 원인일 수 있다. 한화운용 측은 감정평가법인 2개사 평가액 중 낮은가격으로 매입했고, 인근 오피스 시장 조사(JLL)와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고려해 임대료 상승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한화빌딩 E.NOC(실질 임대료)는 32만5000원이다.
한화빌딩 매입에 따른 대규모 유상증자 여파에 주당 5000원에 근접하던 한화리츠 주가는 곤두박질쳐 1일 종가는 3765원이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한화빌딩 자산편입으로 리츠가 좋아지는 점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리츠의 대주주인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 유상증자 참여를 확정하면서 구주주 대상 유증 청약은 별 무리없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화운용은 한화생명과 한화손보가 한화리츠가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각각 2159만주, 2873만주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한화리츠가 진행하는 유상증자 전체 물량 1억 900만주 중 양사가 인수하는 물량이 약 46.18%이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한화생명이 약 31~32%, 한화손보가 16.0%의 한화리츠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 코람코주택도시기금리츠, 교보생명보험 등이 주요 주주로 함께한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한화리츠 유상증자 전체 물량 중 절반 가까이를 한화 금융계열사가 소화하는 만큼, 주요 주주의 유증 참여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