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KIND 인프라사업실장, "해외 공항 투자개발사업 유망.. 주력 수주산업으로 키워야"
이승환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인프라사업실장은 앞으로 우리 건설사가 수주하거나 금융사가 투자 유망한 섹터로 해외공항 민관협력사업(PPP)사업을 꼽았다.
이 실장은 5일 <딜북뉴스>와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공항 확장 및 개선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내 건설사와 운영기업, 금융권이 손잡고 도로·철도에 비해 국가 경쟁력이 있고 시장 잠재력이 풍부한 공항개발시장 진출을 적극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이 실장과의 일문 일답이다.
최근 해외 공항PPP시장 동향을 알려달라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0건이 투자됐다. 기존 공항을 확장 및 개선하는 주로 브라운필드형 사업 위주다. 글로벌 건설사들이 공항 투자개발형 사업에 적극 진출함에 따라 해외에서의 공항사업 매출과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 건설사인 방시(Vinci)가 해외에서 운영중인 공항은 71개고, 공항 운영에 따른 매출액이 3조3000억원이다. 빈씨의 공항 매출 기여도도 87.5%로 높다.
우리의 해외 공항 진출 현황은 어떤가
인천공항공사가 연평균 2.3개 사업을 수주하며 양적 성장을 이뤘다.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필리핀 마닐라공항 투자개발사업에 참여했으나 제한적인 지분 규모로 부가가치 창출에 한계가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바탐공항 지분율은 30%, 마닐라공항 지분율은 10%다. 투자개발사업은 대규모 자본조달능력이 수주의 핵심역량인데 코리아팀이 수주하려면 국내 수출신용기관과 상업은행의 자금 지원에 한계가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공항 투자개발사업 특징을 소개해달라
공항사업은 상업성이 강조된다. 전력구매계약(PPA)이나 가용성 지급금(AP )등을 통해 수요와 수익 위험을 부담하는 주체가 발주처인 다른 정통 인프라사업과 다르다.
민간 사업자가 공항 수요와 수익의 위험 부담을 갖는다. 또 항공 수익은 규제자산기반(RAB) 구조에 따라 변동되지만 비항공 수익(면세점, 식당 등)은 사업자 재량으로 극대화 가능해 수익의 업사이드가 존재한다. 그만큼 사업자에 많은 리스크와 수익 가능성이 따른다는 뜻이다.
인프라사업 내부에서도 해외공항사업은 차별화된다. 해외 공항사업은 정부에서 MRG(최소 수익보장)를 주지 않는다. MRG가 없다는 면에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없어 인프라의 특성과 공항의 성격이 다르다.
철도나 도로 같은 인프라는 투자 기회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한다. 사실 도로나 철도는 우리 건설사 경쟁력이 점점 뒤떨어지고 있다. 투자할 때도 마땅치 않고 투자해줄 만한 플레이어도 마땅치 않다. 건설사가 건설하면서 직접 투자도 해야 되는데 그러기에 우리의 원가경쟁력이 너무 올랐다.
공항산업은 그에 비해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 건설비가 다소 높더라도 우리 운영사들이 현지에서 운영하고 우리 저가항공사(LCC)를 유치해 한국 관광객이 몰리게 만들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공항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나
당연하다.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을 많이 가는 공항에 LCC를 유치하면 공항 운영성이 개선된다. 베트남 다낭에 하루 LCC가 한 20여편 뜨는 것으로 안다. 해외 공항 개발사업에 우리 공항공사와 LCC를 유치하면 이런 해외관광 지출에 대한 볼륨도 우리가 다시 회수할 수 있는 구조다. 여러 밸류체인 측면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게 많다. 그래서 공항사업 참여를 좀 더 적극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그간 우리 기업의 해외공항 참여가 부진한 이유가 뭔가
기존의 도로나 철도는 해당국 정부에서 최소 수익을 보장해 줬다. 보장한 부분만큼 PF대출이 이뤄졌다. 그러나 공항은 정부가 보장하는 수익이 없다 보니 확정된 현금흐름이 없다. 그래서 우리 금융권이 해외 공항PF에 참여한 사례가 미국 A공항 외에는 많지 않다. A공항사업은 정부 보장이 없지만 수요가 충분했기에 참여 가능했다.
해외 공항사업 참여시 업계가 개선해야 할 부분은
기존 공항들이 확장하는 수요가 늘고 이 사업의 경우 일단 고정된 수요가 있다. 김포공항을 확장한다고 하면 김포공항의 기존 연간 이용고객 3000만명이 다른 공항으로 가지 않는다. 이 3000만명에 대한 현금흐름을 긍정적으로 고려해 금융권이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비공항 인프라에서의 수익도 고려했으면 한다. 면세점, 식당, 라운지, 주차장, 심지어 야외 영화관을 갖춘 공항도 나온다. 이런 상업개발 성격까지 함께 고려하면 민간 기업이 선호하는 인프라 자산유형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 공항 개발사업에 참여해 노하우를 많이 쌓아 선진국 경쟁기업을 빨리 따라갈 수 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