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1850억 PF대출 전액 셀다운·상환

하나증권이 총액 인수한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공동주택 개발사업의 1850억원 PF대출 전액을 셀다운 및 상환 완료했다.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책임준공확약 없이 공사 지체상금을 채권보전 방식으로 활용한 혼합형 토지신탁 방식 PF대출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총액 인수한 충남 천안시 업성동 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 공동주택 PF대출채권 1850억원 중 600억원을 한국투자캐피탈에 매각(셀다운)했다. 혼합형토지신탁을 통해 토지 및 준공 후 건물에 대한 담보권(제1순위 우선수익권) 외에는 시공사의 책임준공확약 등 신용공여가 없는 PF대출을 증권사가 금융사에 셀다운한 첫 사례라는 평가다. 잔여 대출금 1250억원도 지난 20일 분양 수입금으로 상환됐다.
앞서 천안성성호수공원 공동주택 신축사업(e편한세상 성성호수공원)을 시행하는 숲이랑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0월 1850억원PF대출을 실행받았다. 대출 만기는 45개월이다. 금융주간사인 하나증권이 총액 인수했다.
셀다운과 대출 상환이 원활히 마무리된 데에는 초기부터 분양이 완료돼 리스크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평균 분양가가 평당 1695만원(확장공사비 및 옵션 별도)으로 천안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음에도,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7.5대1에 달했다. 분양 개시 한 달 만에 분양률 95%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는 천안시 내 누적 미분양 물량이 1500세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룬 결과다.
이 사업은 천안 지역에서 선호되는 호수공원 인접 입지를 갖췄다. 단지의 약 25%가 호수공원 가장자리에 인접해 전체 세대의 약 70%가 호수 조망이 가능한 동 배치 설계를 실현했다.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다수 증권사들이 이 사업의 입지에 주목하며 실사를 진행했으나, 시공사의 책임준공확약 부재를 이유로 금융주관권 확보에 실패했고, 결국 하나증권이 주관권을 확보하게 됐다.
시공사인 DL이앤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책임준공확약 없이도 PF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아울러 앞으로 진행하는 모든 신규 PF 사업에서도 책임준공확약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는 국내 부동산 PF 시장에서 새로운 금융구조 모델을 제시한 획기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는 책임준공확약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추가 협상이 불가능하다”며 “이에 금융주관사인 하나증권은 처음부터 DL이앤씨에게 신용공여와 관련한 약정 협의를 요구하지 않은 대신, DL이앤씨가 혼합형토지신탁사인 하나자산신탁에 부담하는 공사지체상금을 주요 채권보전책으로 삼는 아이디어를 적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