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PF점검③)"발주국 재정여력·투자자 혜택· 파이낸싱 용이성이 해외 진출 핵심"
"최근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사례 공통점을 보면 발주국 재정여력이 튼튼하고, 투자자에 대한 혜택이 많으며, 파이낸싱이 용이하다는데 있습니다."
이광복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도시개발사업실장은 '우리기업의 해외진출 트렌드 및 활성화를 위한 전략' 발표를 통해 이렇게 해외진출 시사점을 요약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IR센터에서 열린 '2024 해외PF시장 점검 세미나'에서다.
이 실장은 우선 우리기업의 해외진출 트렌드 4가지를 꼽았다. 그는 "KIND의 지난해 투자승인 프로젝트 7건 중 6건이 BESS(에너지저장장치) 등의 탄소저감이나 신재생 건이었다"면서 " 기업들이 점점 신재생발전과 에너지저장시장으로 집중하는게 첫번째 트렌드"라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판도를 바꾸고 있는 점이 두번째 경향이라고 이 실장을 설명했다. 그는 "미국 내 태양광패널, 전기차·배터리 생산시 또는 신재생 발전, ESS사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금 혜택이 주어지다 보니 관련 수출이 늘고 미국 생산공장 건설 붐이 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소득국가에 대한 우리기업 관심도가 저하된 게 세번째 트렌드다. 이 실장은 "KIND의 경우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투자개발형 안건을 신규 검토한 것이 2020년 이래 각각 1건에 그쳤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 개입이 감소하고 현지 국가가 재정 위기를 겪으면서 아프리카 사업 개발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기업의 대규모 도시개발사업 활성화 추세가 마지막 트렌드다. 이 실장은 "베트남 내 스타레이크신도시, 흥옌 산업단지 등에서의 건설 및 인허가가 원활하고, 이라크 비스마야신도시, 쿠웨이트 압둘라 스마트시티에서의 사업이 재개되고 있다"면서 "도시개발 사업은 세경산업(필리핀 서민주택), 반도건설(미국 주거단지)과 같이 중소중견기업도 추진 가능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해외 트렌드의 시사점을 도출한 결과 "재정 발주가 됐든, PPP(민자) 발주가 됐든 발주국 정부의 재정적 여력은 우리 기업의 사업 추진 여부에 결정적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사상최대 무역흑자 등 재정 개선에 힘입어 누산타라 신도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미국은 세제혜택과 보조금까지 주면서 2022년 2000억달러 프로젝트 투자를 유치했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일대일로 지원이 감소하고 쿠데타가 연쇄 발생한 아프리카에서는 우리기업의 신규사업개발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한 "소규모 발전사업자 대상으로 칠레 정부가 전력판매가격상 인센티브를 부여한 덕에 지구 정반대편인 칠레에서 우리기업의 태양광진출 붐이 일고 있다"면서 " 투자자에 혜택이 주워지면 작은 차이라도 시장을 찾아 나서는 것이 기업의 속성"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싱이 쉬운 섹터에 집중하는 것도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다. 이 실장은 "프로젝트 생애주기에 걸친 다양한 리스크 가운데 금융기관 입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건설리스크"라면서 "금융기관은 건설공사가 간단하고 공사기간도 짧은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에너지저장 프로젝트에 대출시 건설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은 이 분야에서 기후위기 대응실적, ESG 관련 대출실적을 늘릴 수 있는 것은 덤"이라며 "이에 기업들은 해외 진출시 금융권의 PF성사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