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미래에셋운용, 내달 민자사업 개발펀드 런칭
인프라금융업계 선두인 국민은행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잡고 민자사업의 초기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인프라개발 블라인드펀드(위탁운용펀드)를 선보인다. 딜 가뭄으로 주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민자시장에서 은행들이 금융자문 및 주선권을 조기 확보하기 위해 개발사업 초기부터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도 이런 트렌드에 합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50억원 규모의 1호 인프라사업 개발형 블라인드펀드를 내달 초 설정한다. 국민은행이 200억원을, KB금융의 다른 계열사가 50억원을 각각 출자할 예정이다. 펀드 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맡는다.
펀드는 도로·철도 등 민간투자사업의 최초 제안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제3자 입찰공고 등 초기 개발단계의 프로젝트에 주로 투자한다. 환경·에너지 개발사업도 투자 타깃이다. 개발사업 초기 단계에서 설계용역비나 SPC의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이런 비용을 펀드로 내면서 컨소시엄에 참여하겠다는 의도다. 워낙 초기 단계라 인허가에 실패하거나 다른 컨소시엄에 딜을 빼앗기면 투자금이 매몰될 리스크가 있다. 금융 조달까지 2-3년의 기간이 필요한 것도 단점이다.
하지만 펀드 참여 프로젝트가 사업권 획득에 성공하면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에 이르는 인프라사업의 투자나 자문, 주선 등을 배타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최근 수년간 민자 프로젝트가 금융시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은행권이 실적 달성이나 금융주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펀드가 설정된 이후 바로 투자할 시드 딜 1,2건을를 확보하고 있으며, 펀드 성과과 좋을 경우 2,3호의 후속 펀드도 런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운용과 손잡은 것은 운용액 기준 인프라업계 3위 운용사로서 인적 네트워크와 딜 소싱 역량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인프라금융 톱 티어급 은행인 국민은행이 인프라개발 펀드를 설정하면서 초기 개발단계 민자사업이 인프라투자 은행들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달 700억원 규모 인프라투자 블라인드펀드를 설정했다. 두 은행 외에도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이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사업 초기에 참여하는 시장을 열었거나 펀드 활용에 적극적이다.
기업은행은 키움자산운용의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민자사업 초기단계에 투자한다. 신한은행은 칸서스자산운용 등과 손잡고 민자 인프라 개발용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하며 각종 도로 철도 등의 최초 제안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민자사업 초기개발 투자용 펀드를 보유하지 않은 은행으로는 산업은행과 농협은행만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