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농협銀, 첫 BTO-a 도로 ‘발안남양고속도로’ 6000억 금융조달 시동

첫 도로 손익공유형 민간투자사업(BTO-a)으로 주목받는 경기 ‘발안남양고속도로’가 6000억원 규모의 자금 모집에 착수했다. 금융주선기관인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은 전체 자금의 절반가량을 통펀드(지분·선·후순위대출)로 자체 집행하고, '출자전용 특별인프라펀드' 260억원을 재무적 투자자(FI)로 유치해 오는 8월 중 금융을 종결할 계획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L디앤아이한라컨소시엄(시행법인 발안남양도로)과 금융주선사인 기업은행·농협은행은 타인자본 5420억원과 자기자본 561억원(건설사 출자금 241억원 제외) 등 총 5981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착수했다. 8월 중 금융약정을 체결한 뒤 연내 착공이 목표다.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은 칸서스자산운용이 설정할 ‘칸서스발안남양고속화도로’ 통펀드 투자자로서 자금을 공급한다. 다음달 중 내부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해당 통펀드는 FI 출자금 301억원, 선순위대출 648억원, 후순위대출 1678억원 등 총 2627억원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KDB인프라자산운용이 설정한 출자전용 특별인프라펀드(키암코인프라지분투자사모펀드) 260억원도 자기자본에 투입된다.
금융주선사의 통펀드 및 출자전용펀드를 제외한 선순위대출 모집금액은 3094억원이다. 신용보증기금 보증부 대출 500억원과 비보증부 대출 2594억원으로 나뉜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농협금융 계열 보험사 등이 대주단 참여를 검토 중이다. 선순위대출은 3.5년 거치 후 40년간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이다.
이 사업은 출자자 및 대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도로를 건설한 뒤 주무관청인 화성시에 기부채납하고, 40년간 관리·운영권을 부여받는 구조다. 시행법인의 핵심 주주는 칸서스발안남양고속화도로(37.6%)와 출자전용펀드(32.4%)가 될 전망이다. HL디앤아이한라(21%), 대보건설(7.5%), 이에스아이(1.5%) 등 건설사 3사가 건설출자자로 참여한다. 출자전용펀드는 운영 시점에 후순위 대출 재원을 통해 엑시트(지분 회수)할 계획이다.
경기 화성시 팔탄면 발안나들목과 남양읍 국도 77호선을 연결하는 발안~남양 고속도로는 화성시 남북축 간선 도로망을 보완하는 프로젝트다. 2020년 9월 HL디앤아이한라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해당 노선은 향남지구(상산리)에서 남양뉴타운(송림리)까지 왕복 4차선, 총연장 15.36km의 도시지역 주간선도로(자동차 전용도로)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발안남양고속도로는 지난해 9월 화성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했으며,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48개월이다.
이번 사업은 국내 최초로 BTO-a 방식이 적용되는 도로 민자사업으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BTO-a는 공공기관이 운영비를 보전하고 수익이 초과할 경우 민간과 초과이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손실과 수익을 민관이 함께 분담하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운영비 보전 덕분에 금융기관 입장에선 안정적 사업으로 인식되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낮아 실제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며 “이번 BTO-a 도입 첫 사례가 실제 대출약정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추진 중인 BTO-a 도로 사업으로는 GS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인 ‘부산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를 비롯해, 적격성 조사가 진행 중인 인천 ~서울 제4경인고속도로, 다산신도시~강변북로 지하차도, 그리고 제안 초기 단계인 대구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