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보증 PF유동화증권의 명암 "발행액 줄었으나 브릿지론 비중 높아"
건설사가 보증한 PF유동화증권이 갈수록 감소하고 만기도 길어지면서 유동성 위험 부담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착공 전 단계, 즉 브릿지론 단계에서 건설사가 보증한 PF유동화증권 비중이 높아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9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PF유동화증권(ABSTB와 ABCP) 발행현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PF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은 34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 36조1700억원에 비해 8.4%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PF유동화증권 발행시장도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올 2월과 3월의 월 평균 유동화증권 유통금리는 각각 5.2%, 5.3%를 나타냈다.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신용경색기인 작년 말 7.53%에 비해 크게 낮아졌으나 작년 9월 3.83%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보강 유형을 보면 3월말 기준 건설사가 보증한 PF유동화증권의 발행 잔액은 10조4300억원으로 작년 말(12조4700억원)에 비해 16.4% 급감했다. 작년 6월 이후 발행 잔액의 감소폭은 증권사 보증에 의한 유동화증권 발행잔액 감소폭보다 높다. 증권사가 보증한 유동화증권 발행 비중이 가장 높으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3월말 기준 증권사 보증 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은 18조7000억원으로 전체 발행 잔액의 54%에 이른다.
건설사 보증 PF유동화증권은 비교적 장기 형태로 만기 연장되면서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험도 완화되고 있다. 건설사 보증 유동화증권의 만기 추이를 보면 1년 이내 대비 2개월 이내 만기 도래 유동화증권 비중이 작년 9월 말 65% 수준있었다. 그러나 3월 말 약 58%로 하락했다. 1~2개월 이내 단기에 만기 도래하는 유동화증권 비중이 낮아지면서 유동성 압박도 다소 완화된 것이다.
이에 대해 주진혁 나이스신평 선임연구원은 "건설사 보증 PF 유동화증권이 비교적 장기의 사모 유동화사채 또는 장기 대출을 통해 만기연장 되거나, 만기에 아예 상환돼 발행잔액이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올 들어 롯데건설, 태영건설 등의 PF유동화증권을 매입해 유동화기간을 1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된 것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다만 착공 전 단계 비중은 증권사 보증보다 건설사 보증 PF유동화증권이 더 많은 것이 우려 요인이다. 3월말 기준 건설사보증 PF유동화 중 착공전 단계 비중은 74%인 반면 증권사 보증 PF유동화는 36%만이 착공 전 단계다. 착공 후 PF는 만기 상환 등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본PF로 넘어가지 못한 착공전 단계 PF는 만기를 계속 연장하면서 발행액이 줄지 않고 있다.
나이스신평 측은 "결국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분양시장이 활성화돼야 브릿지론 만기연장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으나 단기간내 PF 유동화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PF유동화시장은 뚜렷한 모멘텀을 찾기 전까지 기존 사업 관련 만기 연장을 위한 차환 발행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에는 시장 환경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