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제조합, PF유동화증권 보증시장 진출...1조 한도 상품 하반기 출시

건설공제조합이 하반기 중 1조원 한도의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보증 상품을 선보인다. AA+급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건설공제조합이 신용공여에 나설 경우, 건설사들의 유동화증권 조달금리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은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ABSTB(전자단기사채)와 같은 PF 유동화증권에 보증을 제공하는 상품을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전업 보증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서울보증보험이 PF ABS(자산담보부증권) 등에 신용을 보강해온 반면, 건설공제조합이 유동화증권 보증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합은 총 1조원 한도로 상품을 선보이고, 소진 추이에 따라 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공제조합이 PF 유동화증권 보증에 나설 경우,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의 신용등급은 AA+(A1)급으로 우수해 신용공여 시 낮은 금리로 개발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건설사 보증물은 은행이나 증권사 보증물에 비해 금리 스프레드가 높은 편이다. A2+급인 포스코이앤씨와 한화의 3개월물이 3% 초반, A2급인 SK에코플랜트가 3% 후반, 롯데건설이 5% 초반 수준이다.
여기에다 증권사들의 신용공여도 예전만큼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에 대한 자본 건전성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은 PF 유동화 신용공여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HUG와 같은 우량 보증기관의 신용공여자가 늘어나는 흐름이어서, 건설공제조합의 신용상품 역시 유용한 보증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건설공제조합은 당초 PF 대출 보증상품을 먼저 선보였으나, 시공사의 자체 개발사업만 취급 가능해 활용도가 제한적이었다. 이에 PF 유동화증권 보증으로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하반기, 비주거 PF 대출 보증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3월 발표한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의 후속 조치로, 오피스, 데이터센터,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등 비주택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PF 대출 보증상품이다.
국토부는 건설공제조합을 비주거 PF 전담 보증기관으로 지정하고, 조합원인 시공사뿐 아니라 비조합원인 시행사에게도 보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추진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통과에 실패하면서 조합원 시공사가 시행을 겸하는 자체 개발사업에 한정해 보증이 제공됐다.
이에 따라 조합은 시공사의 자체 개발사업뿐 아니라 도급사업까지 포괄 가능한 ‘PF 유동화증권 보증’ 상품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한편, 건설공제조합이 지난해 초 출시한 책임준공(책준) 보증상품은 현재까지 4개 사업장에만 적용됐으며,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조합은 책준 보증의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적극적인 확대 전략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