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와 코리빙, 주목받는 대체자산의 성장과 과제

데이터센터와 임대주택은 시니어시설과 함께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주목받는 섹터로 자리 잡았다. 데이터센터는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투자가 급증했으며, 2024년 완공된 하남 데이터센터를 맥쿼리인프라가 매입하면서 투자 영역이 개발자산에서 준공자산으로까지 확장됐다.
임대주택 시장에서는 서울권의 '코리빙(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을 함께 갖춘 1~2인용 소형 주거)'이 핫하게 부상했으며, 국내 디벨로퍼 및 전문 운영사, 해외 기관의 투자가 급증하면서 시장의 관심도 빠르게 확대됐다.
두 섹터 모두 수요가 탄탄하다.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클라우드·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디지털 생태계의 확산을 가속화하는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양적·질적으로 시장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전력 인프라 공급과 운영업계의 역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코리빙도 유사한 상황이다. 서울시에만 약 150만 명의 1인 가구가 거주하고 있어, 현재 1만 실 수준인 코리빙 재고에 비해 기초 수요가 매우 풍부하다. 오피스텔, 숙박시설,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 대체 주거 수단이 존재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사업자가 운영하는 코리빙 시설에는 오피스텔보다 높은 월세를 지불하고 입주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와 코리빙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확고한 자산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특히 자산 거래 시장, 그중에서도 국내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은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두 섹터 모두 장기 운영이 필요한 자산이며, 최근 해외 기관투자의 증가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내 기관이 본격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투자 시점에서 자산의 매각 가능성(Exit)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데이터센터와 코리빙 모두 투자 시점에서 자산 처분을 통한 투자금 회수 구조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 개발 사업의 경우, 오피스나 물류 자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매입 구조가 두 섹터에서는 드물다.
준공 자산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데이터센터는 해외 운영사나 국내 개발사업 경험이 있는 투자자가 매입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존재하지만, 아직 실제 사례로 검증된 바는 없다. 코리빙도 준공 자산을 기관 간에 통매각하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운영 후 개별 분양 등으로 엑시트(Exit)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데이터센터와 코리빙 모두에 대해 국내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3월, 7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세 곳의 위탁운용사에 배정하면서 전체 펀드 자금의 30% 이상을 데이터센터 및 도심형 물류에 투자하도록 했다. 행정공제회도 2024년 말 안산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1000억원 이상을 출자했다.
이러한 관심이 점차 구체적인 투자로 이어지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개발을 주도한 일부 국내 운용사들은 리츠 구조 등을 통해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투자 자금 조달 추이를 보면 데이터센터 투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코리빙은 아직 국내 기관이나 금융사의 구체적인 투자 실행 사례가 뚜렷하지 않지만, 정부에서 보증상품 도입을 검토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추진되고 있어 정책과 시장의 상호작용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 기관의 투자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두 섹터 모두 운영수익의 안정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우선 신용도와 자본력을 갖춘 운영사업자가 늘어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야 하며, 데이터센터의 임차인 풀 구성, 코리빙 임대료 프리미엄의 지속 가능성 등 운영 수익과 비용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검증되거나 추정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업·투자 스폰서나 운영기관의 신용 보강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자금 조달 구조가 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