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운용, 美 뉴욕 오피스 ‘285 매디슨’ 소유권 확보

다올자산운용이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있는 ‘285 매디슨 애비뉴’ 오피스의 새 주인이 됐다.
20일 상업용부동산 전문매체 리얼딜 등에 따르면 다올운용은 이 빌딩에 대해 2억 달러(약 2700억 원) 규모의 메자닌 대출을 집행한 후, 최근 해당 지분을 담보로 경매를 신청해 자산을 확보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미국 현지에서 메자닌 대출을 통해 실제 자산 소유권까지 확보한 사례는 드물다.
기존 소유주였던 미국 부동산 투자사 RFR(대표 아비 로젠, 마이클 푸크스)은 경매에 참여하지 않았다. 자산 가치가 급락한 상황에서 더 이상 자금을 투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RFR 측은 “요즘 자본시장 환경에서 이 딜의 가치는 이미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 빌딩은 2017년 약 6억 달러로 평가됐으나, 작년 여름 3억 달러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RFR은 총 4억 1900만 달러의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겪었다.
선순위 대출자였던 채권단도 이미 압류 절차를 밟고 있었다. 2억 1900만 달러 규모의 CMBS(유동화대출)를 빌려준 채권단은 작년 말 RFR이 두 차례 연속으로 디폴트를 내자, 사전 압류 절차에 들어갔다.
RFR은 올해 5월 만기를 앞두고 채권단에 “상환이 어렵다”고 알렸고, 6개월 연장을 받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채권단은 정식 압류 절차에 돌입했으나, 이 때 다올운용이 더 빠르게 움직였다고 한다.
다올운용은 지난 3월 RFR의 지분을 담보로 ‘UCC 경매’ 절차에 착수했다. 이 방식은 뉴욕에서 일반적인 사법 압류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실제로 다올운용은 단 두 달 만에 자산 소유권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순위 채권단과 메자닌 대출자가 동시에 자산을 노린 이례적인 사례”라며 “다올운용이 빠른 판단으로 우선권을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빌딩은 입지나 임대율 측면에선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그랜드 센트럴역 인근에 위치하며, 임대율은 96%에 달한다. 운영 수익도 비용 대비 3배 수준으로 양호하다. 하지만 대출금 이자까지 고려하면 낮은 수익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