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사업비 4조 '안마해상풍력', 3개 주관은행 앞세워 금융조달 시동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총 사업비 4조원, 532MW 규모 메가 해상풍력사업인 전남 안마 프로젝트가 상반기 중 금융조달과 착공에 나선다. 싱가포르 인프라 투자사 에퀴스가 1000억원 넘게 투입해 개발한 사업이 3년 반 만에 본 궤도에 오르는 것이다.
5일 풍력업계에 따르면 에퀴스가 이끄는 안마해상풍력은 다음달 파이낸싱을 시작해 5월 중 금융조달을 마무리짓고, 6월에 착공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3개 은행을 공동 금융주선사로 선정하고 자기자본과 타인자본 비율을 포함한 금융조건 협의에 들어갔다.
총 사업비가 4조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급 해상풍력 딜이다 보니 국내는 물론 해외 금융사와 미래에너지펀드 등이 PF조달에 참여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6개 은행들이 1단계 1조26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미래에너지펀드에 대한 출자 계약을 체결했다.
고정식 해상풍력인 안마해상은 4월까지 분리 발주(멀티 컨트랙팅) 방식으로 EPC 공급사들과 계약을 체결한다. 해상풍력을 구성하는 각 부분을 분리해 완성한 다음 레고처럼 차례로 조립하는 방식이다. 다수 패키지 공급 업체가 국내 기업인 게 특징이다.
외부망 케이블은 LS전선, 내부망 케이블은 대한전선이 공급한다. 재킷 등 하부구조물 제작은 SK오션플랜트가, 터빈타워는 CS윈드, 육상변전소는 대명에너지·삼진일렉스컨소시엄이 각각 맡는다. 하부구조물을 바다 지면에 고정하는 핀 파일 제작은 EEW코리아 및 CS윈드가 한다. 터빈은 지멘스산이지만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에서 조립된다.
종합 건설사가 턴키로 EPC를 맡는 것에 비해 분리 발주를 하면 중간 마진을 줄여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대신 100명에 이르는 안마해상풍력 직원이 착공 이후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각 분야 인터페이스를 관리 감독하고 공사 리스크를 헤지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2029년 1분기 준공이 목표다.
안마해상풍력의 실질 디벨로퍼인 에퀴스는 지난 2021년 이 사업에 첫 발을 디딘 이후 3년 반 동안 10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입했다. 이어 개발 인허가를 최종 완료하고 PF조달과 착공 단계를 앞둔 것이다.
지난 2023년 장기고정가격 경쟁입찰에서 떨어진 뒤 지난해 다시 참여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고정가격계약을 확보한 고정식 해상풍력 사업 중 두번째로 큰 용량을 가진 사업이면서 진척이 빠르다.
에퀴스는 현재 65명인 안마해상풍력 직원을 한국 직원 중심으로 100명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국내외 태양광, 연료전지, ESS 등에서 11GW 개발 경험이 있는 에퀴스지만 해상풍력은 처음 도전하는 사업이어서 개발노하우와 경험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오스테드, 에퀴노르, CIP(코펜하겐인프라파트너스) 등 유명 해상풍력기업에서 베테랑급 인력을 스카웃해 해상풍력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앞으로는 해상풍력 개발 과정에서 체득한 지식 이전 등을 통해 국내 해상풍력 전문인력을 육성한다는 게 에퀴스의 각오다.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532MW 안마해상풍력은 매년 1400GWh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매년 140만명에게 전기를 공급할 수있는 발전량이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안마해상풍력의 주주는 에퀴스(72.64%), CS윈드(13.68%), 대명에너지(11.65%), 대명지이씨(2.03%)다.
지난해 9월 재무 투자자(FI)인 IBK신재생인프라펀드(사모 특별자산투자신탁)로부터 소수 지분 투자 유치를 받았다. 기업은행,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IBK캐피탈 등은 신재생 에너지 자산을 확보할 목적으로 2300억원 규모 IBK신재생인프라펀드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