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시장 워칭포인트 4가지(Feat.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브릿지론과 분양성·환금성이 낮은 비아파트, 입주·분양 물량이 과다한 비수도권 주택시장 등이 PF대출시장에서 부실 위험이 큰 영역으로 꼽혔다. 특히 연내 대규모 만기 도래하는 브릿지론이 가장 취약해 중·후순위 대주의 채권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부동산 PF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브릿지론, 비아파트, 물량부담 지역 등을 중심으로 올해 PF부실화 리스크가 커질 우려가 있다며 4가지 워칭(점검)포인트를 제시했다. PF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는 4대 워칭포인트를 정리해봤다.
①대규모 만기 도래하는 브릿지론
지난해 4분기 이후 금융기관이 부동산 대출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본PF 취급 가능한 대주단 풀(Pool)이 감소했다. 대출 연체율이 높은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의 대출 기조가 보수적으로 전환됐고 그 결과 PF대출에서 중·후순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금융권 대출 위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브릿지론의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해 채무불이행(디폴트)가 발생하는 사업장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캐피탈·증권·저축은행의 브릿지론 21조원 중 올해 만기 도래 분은 18조원에 이른다.
브릿지론의 담보자산인 토지의 경매 낙찰가율이 69%에 그치는 반면 브릿지론의 평균 담보인정비율(LTV)이 70%를 웃돈다. 때문에 중후순위 대주의 채권 손실 우려가 높다.
개발원가 인하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을 위한 선결 조건이다. 단기간 내 부동산시장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브릿지론의 단순 만기 연장은 임시 방편의 성격이 크다. 원가 절감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사업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②건설업계 수주 위축 및 부도 리스크
시공사의 부도 우려로 대주단이 도급계약시 선호하는 시공사 풀(Pool)이 축소되고 있는 반면 시공사들의 사업 수주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사업 수주를 위한 필수사업비 확보 비율과 공사비 단가 조건이 강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분양 부진으로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재무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석건설(도급 202위) 및 동원건설산업(388위)의 부도에 이어 올해 대우조선해양건설(82위), 대창기업(109위), 현대BS&C(133위)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PF 우발채무 현실화와 공사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건설사의 채무부담이 늘어날 수 있으며 중소 건설사는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유동성 우려도 큰 편이다.
③수요 회복이 어려운 지방 아파트, 비아파트
최근 판매율 둔화의 영향으로 아파트 미분양이 내년까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비수도권의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신규 분양과 잔존 미분양 물량(대구 제외)의 약 75%가 판매돼 소화중이나 향후 판매율 하락 가능성이 높다.
비아파트 시장은 분양성 악화로 PF대출 상환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개발사업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지역이 축소되고 있다. 즉, 아파트 대체재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생활형숙박시설 등은 분양수요 급감으로 서울 등 일부 핵심지역 위주로 사업이 재편될 전망이다.
④ 상업용부동산의 미매각·준공 리스크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서도 리스크 관리 강화로 기관투자자 등이 투자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권 오피스로 투자가 쏠리면서 오피스 외 자산은 미매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까지 비분양형 PF대출을 주도한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은 공급과잉이 부각되며 임차인 확보 가능한 자산 위주로만 투자 및 PF대출이 진행되고 있다.
물류를 포함한 비분양형PF는 중소 시공사의 참여 비중이 높아 준공 리스크 대응이 특히 중요하다. 증권사의 본PF 기준으로 분양형 PF대출에서 BBB급 미만 시공사의 비중은 14~21%이나 물류를 포함한 비분양형 PF에서는 그 비중이 36~47%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