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 위기 대응법: "HUG 등 정책금융 확대하고 시행·시공·금융사 공동 투자 늘려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정책금융을 늘리는 한편 시행사와 시공사 금융사가 사업에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어려움을 타개하고 수익도 공유하는 것이 현 부동산개발업의 위기관리 해법으로 제시됐다.
시장 침체와 비용 증가 등 복합적인 난국에 빠진 부동산 개발업계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달 말 한국부동산개발협회가 임원 워크숍을 겸해 주최한 '부동산 개발업 위기관리와 기회창출 세미나' 를 통해서다. 이날 세미나는 `부동산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전략'이라는 기조 강연 이후 김승배 부동산개발협회장이 직접 사회를 맡아 종합 토론을 벌이는 순서로 진행됐다.
패널 토론에는 기조 강연자인 권대중 명지대 교수를 비롯해 이동훈 현대건설 상무와 주용국 미래에셋증권 IB2부문대표가 건설과 금융계 대표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주 대표는 "(개발업에) 유동성 대출을 할 수 있는 재원 자체가 지금은 완전히 막혀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장 현황을 설명했다.
주 대표는 이어 "회사채 신용등급 A0 이상 위주의 건설사 개발사업 위주로 진행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HUG와 주택금융공사(HF)의 보증부 PF 등 정책금융 포지션을 확대하는 점도 최근의 리스크 대응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공사비가 작년 상반기에 비해 20~30% 상승했다"면서 "작년 평당 400만원대 초반이었던 것이 지금은 평당 500만원대를 육박한다고"고 건설사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런 공사비 상승도 문제지만 공기가 늘어난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상무는 " 하도급 비용 및 자재가 상승, 안전 이슈 확대로 공기 연장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사비 상승과 관련해, "신규 착공 현장은 분양가격 조정을 추진하거나 원가를 양보한 상황이며 이미 착공한 현장은 사업 이익을 조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원가를 미리 공개하고 수주를 진행하는 방향도 고려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제시한 난국 타개책은 뭘까. 주대표는 "지금은 대출금리 인상에 대응해 에쿼티(자기자본)를 많이 늘리는 것이 해법 중 하나"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시공사 업무도 이제는 시공사 본연의 개념보다는 투자회사로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시너지를 누리기 위해 `에쿼티 플레이(지분 투자)'를 같이 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이 상무도 "시공사와 발주처(디벨로퍼) 금융사들 각자의 입장이 아니라 서로 원가 측면에 양보를 하거나 에쿼티를 함께 투자해 사업을 진행한 다음 사업이익을 쉐어(공유)하는 것도 서로 같이 잘 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 교수와 주 대표는 공동으로 "HUG와 HF 등의 자금지원 확대를 위해 이들의 높은 심사기준 문턱을 완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개발업계에 제안했다. 권 교수는 아울러 정책 제언으로 "보증보험 확대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 속에 개발업계에 사업상의 기회는 무엇일까. 이날 전문가들은 NPL‧부실현장 확보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 교수는 "금리 인상 시기에 NPL물건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NPL과 부실현장 확보로 새로운 개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