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 인스파이어리조트 매각 주관사에 훌리안 로키...소유권 명확화 등 이중 포석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Bain Capital)이 올 초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의 경영권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다. 베인 측은 매각 가치 산정과 법적 소유권 명확화를 위한 절차라고 설명하지만, 실제 매각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인은 최근 훌리안 로키(Houlihan Lokey)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공개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훌리안 로키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IB로, 기업 인수·합병(M&A), 금융 자문, 구조조정 및 자본 조달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성을 갖춘 하우스로 꼽힌다.
베인 측은 ‘담보물 소유권 귀속 절차(Appropriation)’를 마무리하기 위해 입찰을 통해 인스파이어 리조트 자산 가치를 공정하게 평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인 관계자는 “대출채권과 지분을 상계해 소유권을 확보하려면, 제3자 입찰 등 정확한 매각 가치 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실질적 경영권은 이미 확보했지만, 법적 소유권 취득을 위해 제3자 회계법인의 감정과 공개 입찰을 병행해 가치 평가를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베인이 ‘소유권 명확화’와 동시에 제3자에 대한 지분 전량 매각 또는 부분 투자 유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베인 측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사업 안정화와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전략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베인은 자본 투자에 그치지 않고, 경영권을 확보해 리조트 및 카지노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트윈 리버 카지노(Twin River Casino)의 파산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경영권을 확보한 경우가 있다. 또 고급 리조트 체인 애플 레저 그룹(Apple Leisure Group)을 인수한 뒤 사업 확장과 리브랜딩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렸으며, 영국 큐호텔스(QHotels)는 채권 인수 후 구조조정을 거쳐 회사를 재건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공식 개장한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국내 최대 외국인 전용 카지노 라이선스를 보유한 시설이다. 원래는 미국 인디언계 카지노 운영사 모히건(Mohegan)이 글로벌 오퍼레이터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계획했으나, 초기 수익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 불안이 겹치며 베인에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이는 베인이 모히건의 한국 자회사인 MGE코리아에 2억7500만 달러를 텀론 형태로 대출하고, MGE코리아 지분을 담보로 설정한 것에서 출발한다. 만기 일시 상환 조건이었지만, 모히건 측이 재무 약정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베인은 담보 지분 전량에 대해 권리를 행사했다.
실제 매각이 진행될 경우, 인스파이어의 카지노 라이선스 유지 여부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행법상 리조트 CEO 변경 시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 관계자는 <코리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분 소유주가 누구든 인스파이어는 정해진 투자 및 시설 건립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라이선스 조건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