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에 사업자·금융권 관심 고조
전력거래소가 6월 중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국내 처음으로 개설해 운영한다. 거래소 시장 경매에서 낙찰될 경우 20년 계약기간 안정적인 사업성 확보가 가능해 발전 사업자간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롭게 열리는 수소금융 조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금융권도 사업 주주나 금융자문사로 참여하려 하는 등 물밑 경쟁을 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4일 수소발전 입찰시장의 연도별 구매량을 산정해 고시했다. 일반 수소 발전시장의 경우 올해부터 3년간 매년 1300GWh의 입찰물량(개설물량)이 나온다. 이는 설비용량 기준 200MW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전력이나 구역전기사업자는 입찰시장에서 낙찰된 수소발전량을 오는 2025년부터 의무적으로 구매하게 된다. 구매비용은 전기판매가격에 반영된다.
산업부가 총 구매량을 산정해 고시함에 따라 올 마지막 상반기인 6월 중 입찰시장 개설이 가능해졌다. 관련 제도에 따르면 매년 상반기 개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입찰량 미달 등 연간 낙찰물량 부족시 하반기 시장을 추가 개설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상,하반기 두번 개설하되, 상반기에 많고 하반기에 적게 하거나 아니면 반반씩 나눠 입찰물량이 나올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총 설비용량 기준 200MW 수준이어서 연료전지 사업자간 치열한 참여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연료전지 발전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6GW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자당 평균 설비용량을 20MW로 따질 경우 300개에 이른다는 얘기다. 연료전지 사업비는 1MW당 60억~70억원 규모라고 한다. 설비용량이 100MW면 6000억 ~7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한다.
사업자들은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EPC(설계·구매·시공)업체 및 금융사와 주요주주 참여를 구성하는 등 물밑 짝짓기에 한창이다.
우선 EPC사업자가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지분을 투입하는 경우 사업신뢰도 측면에서 더 안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연료전지 EPC사업자로는 두산퓨얼셀과 SK에코플랜트 등이 강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비가격지표의 사업신뢰도 평가시 출자확약서, 대출의향서(LOI) 등의 증빙자료를 통해 자금조달 확실성과 실현가능성을 평가하기 때문에 금융권 참여도 필수적이다. 특히 에너지금융 관련 실적 가뭄에 시달리는 은행이나 증권사 운용사도 사업자 대상 금융자문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금융주선권을 확보하고 일찌감치 수소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기존 연료전지금융 실적을 많이 쌓은 하나은행을 비롯해 국민은행 미래에셋증권 한화자산운용 KDB인프라자산운용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무분별한 입찰 참여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정석은 한국기업평가 E&I부문 실장은 "낙찰시 안정적 수익확보가 가능하나, 사업자가 제안한 발전량·발전효율 수준 미달성 때는 수익성이 되레 악화될 수 있다"면서 "때문에 계약기간 내 발전설비 신뢰성 및 운영안정성 확보의 중요성이 기존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대비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을 포함한 청정수소 발전의무화제도(CHPS)는 연료전지를 기존 RPS제도에서 분리한 것이다. 기존에는 RPS제도를 통해 수소발전(연료전지 등)을 보급했으나 태양광·풍력과 달리 연료전지는 연료비용이 든다는 점을 고려해 다른 지원체계를 만든 것이다. 이에 수소발전을 RPS에서 분리해 연료전지와 수소터빈, 수소엔진, 암모니아 혼소 등 다양한 수소발전 기술이 경쟁해 보급될 수 있는 새 제도가 마련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