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찍은 2분기 亞 상업용부동산 투자...한·일 '사자' vs 중 '팔자'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기업인 JLL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시아태평양 부동산 투자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363억달러(약 50조원)에 달했다. 관세 위협 속에서도 일본과 한국, 호주 등 주요국 오피스와 물류 자산 중심의 매입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2022년 금리 인상기 이후 6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일본(137억달러), 한국(68억달러), 호주(39억달러)는 각각 전년 대비 20~58% 이상 성장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이기훈 JLL 코리아 캐피털 마켓 본부장은 "한국은 68억 달러의 거래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성장하며, 일본(137억 달러)에 이어 아태 지역 2위를 차지했다"면서 "한국 부동산 시장의 투자 규모 확대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핵심 자산의 안정적인 수익률에 기인하며, 특히 오피스와 물류 섹터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은 투자금이 3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급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관세 갈등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홍콩은 11억 달러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지만, 이는 주로 고금리로 인한 부실 자산 매각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는 13억달러로 219%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나타냇다. 리츠의 오피스 및 리테일 자산 매입과 물류 섹터에 대한 국내외 기관 투자자의 높은 관심이 이를 뒷받침했다.
섹터별로는 오피스 섹터가 164억달러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으며, 일본과 한국의 대형 거래가 성장을 견인했다.
블랙스톤은 도쿄 치요다구 오피스를 인수했고, 대형 보험사 다이이치생명과 니폰스틸 부동산도 토라노몬 대형타워를 9840억원에 사들였다. 한국에서는 국민연금이 마곡 오피스를 매입하며 최대 단독 실물자산 투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물류자산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졌다. GIC, 브룩필드, 워버그피커스 등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서울 외곽 지역의 물류센터를 대거 인수했다. 시드니에선 일본 디벨로퍼 다이비루가 오피스를 사들이며 금리 피크아웃 기대 속 '리레이팅(가치 재평가)'을 겨냥했다.
관세 리스크는 변수다. 미국이 10% 기본관세에 더해 무역적자국엔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본의 자동차 수출 감소로 나고야항 인근 물류창고에 타격이 예상되며, 중국 선전 옌톈항 역시 고부가 ICT 수출 중심으로 영향권에 들었다.
한편 글로벌 크로스보더 자금도 86억달러로 152% 급증했다. 일본 오피스·리테일, 호주 물류, 싱가포르 직장인 기숙사 등으로 향했다. 블랙스톤은 싱가포르에서 4개 기숙사 자산을 베인캐피탈에 매각하며 캐피탈 리사이클링에 나섰다.
금리 흐름은 국가별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지만 추가 인하 기대가 유지되고 있고, 호주는 4.1%로 첫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채권금리 변동성이 커지며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망세도 일부 나타났다. 특히 홍콩은 거래 회복이 미미했고, 중국은 보험자본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JLL 측은 “투자자들이 점점 더 ‘운영 수익 중심 자산’을 선호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셀프스토리지, 생활형 부동산에 대한 인수합병이 늘고 있고, 이러한 플랫폼 기반 거래가 전체 시장의 17%까지 비중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