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출시 '건설공제조합 책임준공보증 ' 총정리
건설공제조합(건공, CG)이 오는 12월 책임준공(책준) 보증상품을 출시한다. 부동산신탁사 주도의 책준 확약시장에 대형 보증기관이 새롭게 뛰어드는 것이어서 얼어붙은 책준 및 PF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공능력평가순위 500위 건설사까지 책준 확약을 제공한 신탁사와 달리 건공은 신용이 우량한 27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책준 보증을 선보일 계획이다.
건공은 지난 11일 운영위원회에서 책준 보증상품을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건공은 국토부 승인과 전산개발, 규정 개정을 거쳐 12월에 이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책준 보증 총 한도는 3조원, 연간 신규보증 목표는 1조원이다. 건공의 책준 보증은 시공사가 기한 내 미준공시 건공이 대신 대체 시공 또는 잔여 PF대출금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정부의 업계 지원과 대주단 수요가 출시 배경
부동산 PF금융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 신규 보증을 지원할 필요가 커진데다 책준 보증에 대한 대주단의 수요가 높기 때문에 상품 출시를 결정했다고 건공은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관계부처 합동 '주택공급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PF사업장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건공의 책준 보증상품을 신설하기로 했다. 올 들어 브릿지론의 본PF전환이 어렵자 건공 조합원인 시공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상태다.
건공이 책준 보증을 내놓으면 대주단은 본PF 참여를 위한 신용보강 수단으로 건공의 책준 보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건공의 보증 경험이 풍부한데다 자금력이 좋아 대주단이 선호한다.
건공은 조만간 국내 신용등급을 받을 예정인데 AA급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A급이 주류를 이루는 신탁사에 비해 높다. 건공의 자본금은 6조7000억원으로 신탁사 14곳의 자본금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
본업인 공사이행 보증 경험을 바탕으로 신탁사에 비해 대체시공사를 선정, 공사를 완료하는 것도 익숙하다. 더욱이 신탁사 책준 확약의 경우 책준 미이행시 손해배상액 확정을 위해 대주단과 소송을 벌여야 하는 등 대주단의 채권확보에 한계가 따른다는 약점이 있다. 반면 건공은 사고발생시 보증대지급금(PF대출금)을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지급한다.
책준보증 이용 대상은 27개 건설사 한정
책준 의무를 부담하는 시공사가 책준 보증상품에 가입한다. 보증액은 PF대출금이다. 보증기간은 책준 의무 기간에다 최소 6개월을 더한다. 시공사가 책준기한 내 미준공하는 보증사고가 발생할 경우 건공은 대체 시공을 하거나 시공사 대출채무를 인수한다. 즉 대출원리금 잔액을 금전 보상하는 것이다. 수수료율은 평균 연 0.8%다.
건공은 책준상품의 보증사고 리스크가 높다고 보고 우량 시공사를 한정해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회사채 BBB+이상 등급이 있으면서 시공순위 100위 이내다. 이를 만족하는 건설사는 27개사다.
회사채 이외 기업어음 A3+, 신용등급 A- 충족시에도 이용 가능한 데 이 등급 역시 소수 건설사가 될 전망이다. 이는 시공능력순위 300~500위까지 범위를 넓혀 책준 확약을 제공했던 신탁사와 대별되는 부분이다.
건공은 책준보증이 신탁사와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관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탁사는 관리형 토지신탁을 전담하고, 건공이 시공사 책준을 보강하는 형태다. 건공은 초기에 한국토지신탁이나 한국자산신탁 등 비은행계열 신탁사와 손잡고 시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건공은 대형건설사도 자체 책임준공에서 벗어나 건공의 책준 보증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건공의 신용보강시 조달금리 인하 등 사업성을 개선할 수 있어서다. 지방 지식산업센터 등 사업성이 모호한 사업에는 대형 건설사 책준 조건이어도 대주단이 수용에 어려움을 표하기도 한다.
건공 관계자는 "PF금융 주간사인 증권사들이 건공 보증상품 접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증권사가 사업구조를 짜오면 보증상품을 제공할지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