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PF정상화펀드 3호도 추진, 잘 나가는 비결은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여신전문금융계(여전업권)의 현 상황과 마음을 잘 이해하면서 자산을 담고 있다" A캐피탈의 전무는 '여전업권 PF정상화지원펀드'가 다른 PF정상화펀드에 비해 앞서가는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여전업권이 지난해 9월 조성한 1600억원의 PF정상화펀드 1호를 거의 소진하면서 1호보다 규모를 키운 2000억원 규모 2호 펀드(한국리얼에셋 여전사PF 정상화지원 일반사모펀드2호)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조1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캠코정상화펀드를 제외하고 민간 금융권의 자체 펀드로는 최대 출자 규모다.
운용사인 한투리얼에셋운용과 PF사업장 선정 절차를 진행중이며 이달 중 참여사를 확정하고 펀드를 조성해 투자에 들어갈 계획이다. 펀드 참여 캐피탈사는 1호와 마찬가지로 신한, 하나, KB, 우리금융, IBK, 메리츠, BNK, NH농협, DGB 등 9개사다. 여전업권은 1,2호펀드에 비해 많은 금액으로 이미 3호 펀드를 조성하는데도 긍정적 의견을 모으고 있다.
여전업권은 업권 스스로의 PF투자 부실 문제 해결과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조성한 펀드가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보이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덩치는 큰데 비해 2개 PF사업장 투자에 그쳐 지지부진한 캠코 펀드는 물론 저축은행권(설정액 1970억원)이나 하나(2000억원) NH(2000억원) 우리(500억원) IBK(1500억원) 등 민간 자체펀드에도 모범 사례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그렇다면 여전업권 펀드가 잘 운용되는 비결은 뭘까. 우선 매도자를 만족시키는 적정한 매매가격에 있다. 운용사인 한투리얼에셋운용이 캐피탈사들로부터 부동산개발 PF사업부지나 대출채권을 사들이면서 턱없이 낮은 가격에는 매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여전사들이 과거 저축은행 사태 때 처럼 디폴트 상태가 아니고 버틸 여력이 충분히 있다"면서 "캠코 펀드가 반값 정도의 헐값에 달라는 데 비해 한투리얼에셋운용은 20% 내외의 할인가에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이 감당할 수준 정도의 손실을 보게 하는 접점을 잘 찾고 있다는 얘기다.
둘째 비결은 캐피탈사들이 한투리얼에셋운용 전문인력의 능력을 지지하면서 신뢰를 보내고 있는 점이다. 다른 정상화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이 주로 경공매나 금융 전문가인데 비해 한투리얼에셋운용에는 건설사·시행사 출신 인력이 두루 포진해 사업장 개발가치 이해도가 높은 점이 여전사의 마음을 사고 있다.
여전사 관계자는 "캠코 펀드 등은 토지 감정가 중심으로 매입해 재판매할 가치 산정에 집중하지만 한투리얼에셋운용은 디벨로퍼 수준의 상품설계능력을 갖고 개발 이후 가치를 매겨 재구조화하고있다"면서 "이 같은 장점 덕에 여전업권 펀드에 부지 매각 딜이 더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호 펀드의 투자 대상에는 기존 분양방식 사업장을 장기일반 민간임대주택사업 등 개발구조를 변경해 재구조화를 진행 중인 사업장도 있다.
동종업권 중심으로 모이다 보니 펀드 투자자간 서로의 상황을 알고 이해관계도 잘 맞는 것도 펀드가 성과를 내는 비결이다. 경기 부진으로 사업성이 저하된 부지를 당장은 정상화펀드에 담지만 추후 2,3년 뒤 경기 호전시 제값에 팔 수 있다는 공감대 등이 동종업권간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추후 택지가 부족해지면 건설사들이 용지를 찾기 위해 여전업권정상화펀드를 찾아올 수 있다"면서 "대주단들이 이런 상황 등에 대해 공유하고 투자나 매각 의견을 일치하는 경우가 많아 동종업권 펀드로서의 여러 강점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