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지 입찰 우협 발표...두산 주기기 압승-SK 주기기 참패
지난 12일 일반수소 발전시장 경쟁입찰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된 후 블룸SK퓨얼셀의 연료전지 주기기로 입찰에 참가한 발전사업자들은 울상을 지었다. 올해 수소발전 입찰시장 뚜껑을 열어보니 두산퓨얼셀의 연료전지 주기기 발전사업자들이 대부분 우협으로 선정되는 등 압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18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일반수소(CHPS)발전시장 우협을 지난 12일 발표한 결과 입찰 공고된 약 170MW(1300GWh) 개설 물량의 120MW 이상을 두산퓨얼셀 주기기(PAFC) 사용 업체가 우협으로 선정됐다. 반면 블룸SK퓨얼셀의 주기기(SOFC) 사용 업체는 50MW 이하를 가져가는데 그쳤다. 두산퓨얼셀은 당초 절반 이상 시장 점유를 기대했으나 약 70%의 시장을 확보했다.
올해에는 입찰을 재공고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가격(발전단가) 편차가 줄어 비가격 평가 기준이 당락을 결정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즉 대부분 비슷한 입찰 가격대를 써내면서 전체의 60% 배점인 가격요소보다는 비가격 평가 기준(40%)인 국내산업·경제 기여도, 에너지 안보, 분산전원 특성, 계통 수용성 측면에서 유리하게 평가받은 사업자가 대거 우협으로 선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연료전지 주기기는 두산퓨얼셀과 블룸SK퓨얼셀이 양분하는 가운데 두산퓨얼셀 주기기가 국산화모델이다. SK에코플랜트는 미 블룸에너지로부터 SOFC를 국내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1월 블룸에너지와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하고, 경북 구미에 제조공장을 세워 국산화에 힘쓰고 있다.
총 사업비 측면에서 두산 쪽 주기기가 다소 저렴하지만 블룸에너지 주기기의 발전 효율이 더 높다. 블룸에너지는 LNG개질 수소를 쓰는데 비해 두산퓨얼셀 기기는 부생수소가 가능해 부생수소를 쓰는 곳은 두산퓨얼셀 기기를 사용한다. 두산퓨얼셀이 발전 주기기만 제작하고 시공을 하지 않는데 비해 SK에코플랜트는 SOFC 전담 EPC사인 점도 특징이다.
누가 우협 선정됐나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블룸SK퓨얼셀의 우협 선정 사업지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1곳, SK이터닉스 3곳이 있다. SK이터닉스는 4개 참여해 1개 사업지가 탈락하고, 3개 사업지가 선정됐다고 한다. 화성 양감 2단계, 인성 사업장 2곳, 창원 완암 등은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퓨얼셀 주기기 사업지로는 한수원이 참여한 3곳이 낙점됐다. 한수원의 우협 사업장 중 대구 성서 발전사업장 1곳은 LS일렉트릭과 공동 시행하는 사업장이다. 지난해 하반기 입찰에 참여했다 떨어졌으나 이번에 재도전했다.
롯데SK에너루트도 우협으로 선정됐다고 한다. 지난해 1호(20MW)낙찰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20MW를 접수한 롯데SK에너루트는 롯데케미칼(45%)과 SK가스(45%), 에어리퀴드코리아(10%)가 부생수소 기반 발전사업과 수송용 수소 사업 등을 위해 지난 2022년 9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롯데SK에너루트는 20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3개를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내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SK가스가 롯데 등과 합작해 설립한 태화에너루트 1호(10MW)와 2호(10MW)도 우협으로 선정됐다. 태화에너루트는 수소 관련 파이프라인 배관 설비 투자를 통해 수소생태계와 국내 산업에 기여할 계획이다. 롯데SK에너루트와 태화에너루트는 부생 수소를 사용하기에 두산퓨얼셀 주기기를 채택했다.
전력거래소는 우협 발표 이후 23~27일 이의신청을 거쳐 10월 중 낙찰자를 발표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발전소 설립 준비기간은 2년, 거래기간은 20년이다. 전력계약 체결 후 2년 내 상업운전을 개시하지 못하면 패털티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