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업계 책임준공확약 수주절벽 '뚜렷'... 작년 대비 4분의1 토막
부동산신탁사들의 주요 영업 무대인 책임준공확약(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책준관토, 책준확약) 시장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 1분기 신탁보수 수주액이 작년 1분기에 비해 4분의 1 토막나는 등 최악의 수주절벽을 겪고 있다.
17일 부동산신탁 14개사가 공유하는 1분기(1~3월) 실적 자료(잠정 예상치)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신탁사의 신탁보수 수주액은 1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 5253억원 대비 65%나 급감한 것이다.
특히 책임준공확약 수주의 감소 폭이 더 컸다. 1분기 책임준공 신탁보수 수주액은 192억원으로 작년 1분기 784억원에 비해 75%나 큰 폭 줄어든 것이다.
1분기 책임준공을 살펴보면 전체 신탁업계가 고작 9건의 신규 수주로 버텼다. 보수 금액으로는 119억원 어치다. 나머지 73억원은 기존 책임준공 사업의 기간 연장이나 증액 건이다.
책임준공 관련 신규수주 중 가장 많은 상품은 지식산업센터로 총 3건이다.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이 각각 2건이다. 역세권 청년임대주택과 물류센터가 각 1건이다.
이 같은 신규 수주 가뭄은 지난 2016년 책준 상품 출시 이후 처음 겪는 일이라고 업계는 설명이다. 신탁업계는 재무 부담이 덜하고 수수료를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책임준공 확약을 그간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부동산경기 찬바람과 중소 시공사들의 부실 위험을 신탁사의 텃밭인 책임준공도 피해갈 수 없었다.
책임준공 수주 급감은 높은 이자비용에다 공사비 급등으로 책준확약을 위한 필수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는 PF금융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의 신규 PF딜 감소가 그대로 신탁업계에도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다 중소 건설사 부실 위험으로 신규 수주에 대한 심사 기준이 엄격해진 점도 부채질했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미분양 리스크 등 주택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데다 준공 리스크도 커지면서 책준시장 성장세에 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신규 책임준공 확약 일감이 거의 끊기다시피 하고, 신탁사 마다 기존 책준 사업장의 사후 관리에 치중하면서 구조조정 얘기도 나온다.
신탁사들은 앞으로도 상황이 좋지 않을 것에 대비해 신탁 방식 도시정비 영업으로 기존 인력을 배치면서 신성장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정비 수주도 경쟁 과열 조짐을 보이는데다 대규모 자금력이 수반하고, 단기간 내 수주를 올릴 수 있는 분야가 아니어서 신탁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