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민 알스퀘어 지사장 "베트남 진출, 외줄타기 대신 고속도로 깔아주겠다"

베트남은 더 이상 ‘모험’의 무대가 아니다. 한국이 베트남에 누적 투자한 금액은 2024년 기준 920억 달러. 반도체, 배터리, 전자, 자동차, 물류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현지 시장의 문턱은 예전보다 높아졌다. 단순히 값싼 인건비를 찾아 떠나는 곳이 아니라, 규제와 경쟁, 산업 생태계가 얽힌 전략적 시장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신지민 알스퀘어 베트남 지사장은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단편적 정보나 현지 파트너 한두 곳의 조언만으로 수십억 원 규모 결정을 내린다”며 “이런 접근법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딜북뉴스는 최근 신 지사장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현황과 리스크,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기업에 베트남은 여전히 기회의 땅으로 보입니까
“이제 베트남은 단순한 ‘모험’의 무대가 아닙니다. 전략적 사고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시장으로 변했습니다. 한국이 베트남에 누적 투자한 금액만 920억 달러에 달합니다. 반도체, 배터리, 전자, 자동차, 물류까지 사실상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거점이 됐죠. 하지만 이제는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복잡한 생태계와 규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고도의 전략 시장입니다.”
최근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상담이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북부 타잉위엔성 일대에서 반도체 후공정 공장이 본격 착공을 앞두면서 업계 문의가 급증했습니다. 저희 알스퀘어베트남에 들어온 입지 상담만 해도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어요. 다만 안타까운 건 여전히 위험한 ‘외줄타기’를 하는 기업이 많다는 점입니다. 단편적 정보에 의존하거나 현지 파트너 한두 명의 조언만 듣고 수십억 원 규모의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기업들이 부딪히는 가장 큰 장벽은 무엇입니까?
“정보 격차입니다. 북부·남부 산업단지의 인프라 차이, 지역별 규제, 법인 설립 절차, 세제 혜택 조건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수십 가지입니다. 특히 올해 10월부터 법인세 혜택 정책이 바뀌는데, 예전처럼 모든 산업단지 입주자에게 일괄 제공되는 게 아니라 선별적으로 적용됩니다.
철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죠. 문제는 이런 정보가 파편화돼 있다는 겁니다. 부동산은 부동산대로, 법무는 법무대로 따로 얘기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전체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습니다.”
‘베트남 진출 상담창구 상시 운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요.
“그렇습니다. 저희 목표는 간단합니다.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을 ‘외줄타기’에서 ‘고속도로’로 바꾸는 거죠.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언제든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상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핵심입니다.
분기별 오프라인 세미나는 서울 교대 사옥에서 최대 20개 기업만 초청해 밀도 있게 진행합니다. 임대차 계약 주의사항, 성공·실패 사례, 산업단지 트렌드까지 현장감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또 월례 온라인 웨비나를 통해 전국 어디서든 최신 동향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했습니다. 대규모 투자 기업에는 현장 맞춤형 방문 상담도 제공합니다. 임대 조건 협상부터 법인 설립 지원까지 전 과정을 동행하는 방식입니다.”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입니까?
“가장 큰 차별점은 협업입니다. 저희가 단독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현지에서 검증된 파트너들과 함께합니다. 부동산 입지, 법무·세무, 금융, 물류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한 제조업체가 진출 상담을 요청하면, 부동산 전문가는 입지를, 금융 전문가는 자금 조달을, 법무 전문가는 법인 설립 절차를 담당하는 식이죠. 각 분야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기업은 한 자리에서 모든 솔루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알스퀘어베트남의 경쟁력을 찾자면
“저희는 하노이와 호찌민을 중심으로 지난 4년간 5만 건 이상의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를 축적했습니다. 단순 매물 정보가 아니라 임대료 동향, 인프라, 업계 입주 현황까지 포함된 분석 데이터입니다.
또 한국어와 베트남어에 모두 능통한 직원들이 있어 계약서 해석이나 협상 대리도 맡습니다. 지난 3년간 누적 5만 평 규모 임대 중개를 성사시켰고,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성장했습니다. 시장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베트남을 준비하는 기업에 조언한다면.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기업까지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겁니다. 하지만 준비된 기업에게는 여전히 블루오션입니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설계입니다. 베트남 진출은 더 이상 ‘모험’이 아니라 ‘전략’입니다. 정보와 파트너십, 치밀한 계획만이 성공을 보장합니다. 저희는 한국 기업이 외줄타기가 아닌 고속도로 위에서 달릴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