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프·국민연금, 브룩필드로부터 호주 실버타운 운영사 아베오 3.4조원에 인수

호주 최대 학생주택 운영사 스케이프(Scape)가 국민연금과 손잡고 브룩필드자산운용으로부터 호주 실버타운(시니어하우징) 운영사 아베오(Aveo)를 38억5000만 호주달러(약 3조4000억원)에 인수한다. 호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단일 거래로는 최대 규모라는 평가다.
26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계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자사가 보유한 호주 시니어 주택 운영사 아베오를 38억5000만 호주달러에 ‘더 리빙 컴퍼니(The Living Company)’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더 리빙 컴퍼니는 스케이프의 모회사다. 스케이프는 기존에 보유한 학생주택, 임대주택(Build-to-Rent)은 물론, 이번에 인수하는 실버타운 자산까지 모두 통합 브랜드인 ‘더 리빙(The Living)’ 아래에 편입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더 리빙 컴퍼니는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스, 빅토리아, 태즈메이니아 등 전역에 걸친 65개 실버타운을 인수하게 된다. 총 1만 개 이상의 주거 유닛을 확보하며, 향후 3000세대 이상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멜버른 지역 23곳, 시드니권 11곳, 브리즈번 29곳이 포함돼 있다.
브룩필드는 아베오를 2019년 상장 폐지하며 13억 호주달러에 인수했고, 이후 5억 호주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사업 구조를 개선했다. 계약 구조 단순화,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업계 협력,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아베오를 수익성 있는 플랫폼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에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지역 자산 13곳을 비영리 단체에 매각하면서 전체 자산을 87곳에서 65곳으로 정리했다. 현재 아베오의 입주율은 94%에 달한다. 아베오는 호주 실버타운 시장 점유율 4%를 기록하며 2위 사업자에 올라 있다. 6%를 점유한 렌드리스(Lendlease)의 키톤(Keyton)이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케이프를 이끄는 스티븐 가이타노스 대표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시니어 하우징을 학생주택, 임대주택에 이은 스케이프의 ‘제3의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번 거래에는 스케이프의 기존 파트너인 국민연금도 공동 투자자로 참여한 사실이 호주 파이낸셜 리뷰 등 복수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전략적 제휴의 일환으로 올해 초 스케이프에 4억3400만 달러(약 7억 호주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 2020년 스케이프의 PBSA(목적형 학생주택) 코어 프로그램에 처음 투자한 것을 계기로 구축된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주거 부문 내 맞춤형 플랫폼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지원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활발히 해외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데는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 향후 5년간 5.4%의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5월 발표한 이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일환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