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상업용 부동산 냉난방에 '히트펌프' 활용이 뜬다
히트펌프는 가스보일러 대신 전기로 가동되며 냉매와 압축기를 사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냉방 혹은 난방 열을 이동시킨다. 히트펌프에는 역방향 밸브가 있어 실내를 가열할 수도 또는 냉각할 수도 있다. 히트펌프는 겨울철과 여름철에 다 작동한다.
히트펌프는 기존 냉난방공조 시스템과 달리,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요즘에는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땅속의 지열을 이용한 히트펌프도 나온다. 기존 가스보일러와 비교해 에너지 효율이 최대 5배 이상 높은 대표적인 친환경 기술이어서 해외 개발사업장에서의 활용이 크게 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플랫폼 16’ 프로젝트는 3개 빌딩으로 구성된 약 3만1000평 규모의 건물로 개발 중이다. 가스보일러는 설치하지 않고 공기 열원 히트펌프를 사용하여 100% 전기만을 사용하는 빌딩 전기화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의 17센트랄(Central)은 8층 주상복합 신축 건물 111개 유닛(원룸 및 스튜디오)이 들어서 있다. 개별 가스관을 설치하지 않고, 유닛당 공기 열원 히트 펌프 1대씩 설치돼있다. 100세대 아파트 기준으로 인건비와 자재비로 20만~30만 달러를 절약했으며 공사 기간을 단축했다.
뉴욕시 601 렉싱턴 애비뉴는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고층 상업용 빌딩 (59층, 4만7800평) 리노베이션 사업이다. 수열원 기반 히트펌프를 통한 열 회수를 구현했다. 건물 옥상에 냉각 시스템과 세입자 보조 냉각시스템(세입자별 응축수 루프)을 연결해 임차인 공간의 열을 연중 내내 회수하고 있다. 난방시즌 동안 회수된 열을 사용하면서 연간 기존 지역 스팀 소비량을 약 30% 절감하고 있다.
모건 크릭 벤처스는 콜로라도 볼더 지역의 12000평(12개동) 주상복합에 공기열원 완전 전기식 가변 냉각 VRF(Variable Refrigerant Flow) 히트펌프를 도입했다. 각 유닛에 기존 에어컨 같은 라인 세트를 설치해 개별 냉난방을 공급한다.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플랫폼 16(3민1000평, 6개 층, 3개 건물 엽무용 캠퍼스)은 가스보일러 대신 공기 열원 히트펌프 시스템을 채택했다. 매사추세츠 니드햄에 위치한 12,400평(3개동) 업무용 캠퍼스도 동일한 방식을 채택했다.
세컨드+델라웨어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공동주택 커뮤니티(276세대)다. 패시브 건축물로 기존 건물보다 80~90%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여기에는 건물 외피 설계와 VRF 히트펌프 사용이 결정적이다.
히트펌프는 빌딩의 에너지 사용과 비용 절감, 실내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부동산 산업은 에너지 사용을 대폭 줄여 넷 제로를 달성하는 차원에서 부동산 사업에 히트펌프 활용을 늘리고 있다.
청정에너지 전기로 히트펌프를 작동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이고, 화석 연료 전기로 작동할 때도 가스보일러보다 20%를 줄일 수 있다(국제에너지기구). 전기료 절감도 히트펌프의 강점이다.
히트펌프는 '넷 제(Net Zero)'로 여정에서 상업용 건물의 소유주와 입주자에게도 이점을 제공한다. 공기의 질과 입주자 편안함, 건물 운영 효율성, 건물 환경 법규 사항 충족 등에 도움을 준다. 히트펌프는 단독 주택, 꼬마빌딩, 고층 빌딩, 물류창고 등 다양한 등급의 신축 자산과 오래된 건물 개조에도 활용된다.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전 세계 히트펌프 시장은 올해 687억달러에서 2029년 1097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작년 기준 약 150만 개의 히트펌프가 가동되고 있고, 신규 단독 주택 중 히트펌프 실내 난방기의 점유율은 55%나 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IRA)법을 통해 최대 30%의 세액 공제와 보조금을 제공한다. 주택 냉난방용 히트펌프 설치에 최대 8000달러, 히트펌프 온수기 설치에 최대 1750달러까지 리베이트도 제공한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히트펌프 시장 규모는 약 29억 달러가 예상된다. 주거용이 19.6억달러, 상업용 6.6억달러, 산업용 2.5억 달러다. 히트펌프는 정부의 스마트에너지 기술 융합과 제로에너지 빌딩 구축 정책의 핵심이다. 연 평균 8.5%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약 34억달러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