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선매입투자 성공을 위한 과제
오피스빌딩의 선매입 소식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성수동에 오피스로 연이어 개발되는 자산들을 선매입하고 있습니다. 2~3년이 지나 개발이 완료된 이후에 매입하는 가격이 대략적으로 평당 3300만~3500만원 수준입니다.
도심권역에도 오피스 빌딩에 대한 선매입이 활발합니다. 을지로3가 12지구는 교보AIM자산운용에서 평당 4000만원에 매입했습니다. 그리고 태영건설이 참여한 세운5구역 개발사업의 오피스 빌딩을 평당 3500만 원에 선매입한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선매입의 장점은 개발업자에 신용 보강을 해줘 자금 모집을 수월하게 만들어 주고, 매수자는 좋은 입지에 자산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선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오피스빌딩 선매입을 통해 확인해 봐야 할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선매입 가격을 산정하는 데 원가 측면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중심업무권역의 토지비들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형성되어 있고, 거기에다 근래 급격히 상승한 공사비를 더하면 최소한의 원가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축 빌딩의 원가가 연면적 평당 3000만원 중반에서 4000만으로 오른 것이 비싸다는 개념이 아니라 이제는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하는 가격 수준이 됐습니다.
빌딩의 신축 원가가 최소 3000만원 중반대에서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기축 자산에 대한 가격도 조금씩 상승하지 않을까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새로 짓는 것보다 기존 자산을 매입하는 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한동안 리플레이스먼트 코스트(Replacement Cost) 관점에서 가격 방어에 대한 논리로 많이 활용되곤 했었습니다.
이렇게 신축 빌딩들에 대한 가격 상승은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숫자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자산 가격이 비교적 낮아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시작되면서 상승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축 자산에 대한 투자 검토 배경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최근 투자시장에서 많이 인용되고 있는 용어인 '플라이트 투 퀄러티(Flight to Quality)' 즉,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와 연관 지어 신축 자산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투자 자금이 메말라 가고 있고, 부동산 자산에 대한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 확보가 어렵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은 자산을 선별하려고 할 것입니다. 결국 그런 투자자들의 경향이 '플라이트 투 퀄러티'라는 단어로 요약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개념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부동산 투자에서 좋은 입지에 있는 신축 자산은 당연히 높은 임대료와 우량 임차인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안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신축이고 대형 자산이라고 해서 모두가 '플라이트 투 퀄러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결국 '플라이트 투 퀄러티'는 오피스빌딩을 사용하는 임차 수요와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 신축 자산이라고 해도 임대료 수준이 낮거나 신용도가 우수하지 못한 임차인을 유치할 수밖에 없다면 이는 플라이트 투 퀄러티 자산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축 자산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플라이트 투 퀄러티'라는 용어가 남용돼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피스빌딩의 선매입이 성공적인 투자가 되려면 당연히 '플라이트 투 퀄러티'가 될 만한 입지의 자산을 잘 찾아야 하고 준공 쯤에는 그에 걸맞은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임차인이 제때 입주해야 할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참 쉬운 말이지만 실제로 변동성이 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이런 결과를 이끌어 내는 일은 어렵습니다.
오피스빌딩 투자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내려면 아마도 국내 산업의 성장과 발전 방향을 잘 읽어내어, 높은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우량 임차인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부동산펀드나 리츠 등이 선매입한 투자 자산들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낼지 지켜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