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볼트 파산과 기본으로 돌아가는 PF시장
유럽 최대 배터리업체인 노스볼트(Northvolt)의 파산을 둘러싼 이슈는 프로젝트 파이낸스 자산 클래스가 새로운 산업 시대로 확장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PF시장에 새로운 유형 사업이 다수 제안됐고, 녹색 전환(green transition)을 위한 강력한 열망 덕분에 초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보다 보수적인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PF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시점입니다.
불과 2년 반 전인 2022년 6월, PFI지는 "PF와 산업 생산 프로세스를 결합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녹색 혁명, 혹은 친환경화 혁명은 금융 구조화 사업에서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사모펀드 스타일의 스폰서들이 주요 제조업체와 협력해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막대한 초기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이를 상환할 수 있을 정도의 계약 기반을 가진 프로젝트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하며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노스볼트는 스웨덴 북부의 에트(Ett) 배터리 프로젝트를 위한 긴급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회사가 심지어 파산 보호(Chapter 11)를 신청했습니다. 이는 정말 놀라운 몰락입니다.
연초 회사는 2020년에 체결된 16억유로 규모의 차입금 패키지를 대체하기 위해 50억달러의 신규 차입금을 조달했습니다. 또한 블랙록(BlackRock),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anada Pension Plan Investment Board), OMERS,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폭스바겐(Volkswagen), 싱가포르투자청(GIC), 홍콩의 Chow Tai Fook Enterprises 등 A급 투자자로부터 90억 달러의 자본을 조달했습니다.
그러나 5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금융 완료(financial close)에 이르지 못했고, 이는 아마도 PF 관점에서 더 신중하거나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새로운 PF에는 제한된 비보증부 대출(limited uncovered debt)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는 전체의 5분의 1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다자개발은행(MDB), 수출신용기관(ECA), 그리고 스웨덴 정부 채무청(Riksgalden)에서 제공한 15억 달러로 구성됐습니다.
중국과의 치열한 가격 경쟁이 한 가지 문제로 지적됐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단순히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자됐음에도 이는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초기 건설 일정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받았지만, 회사는 여전히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10만개의 셀을 생산하겠다는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이는 회사가 더 이상 24시간 교대 근무를 시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해집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새로운 자산군이 많습니다. 그중 일부는 이미 돌파구를 마련했는데, 예를 들어 해상 풍력(offshore wind)이 그렇습니다. 이 부문은 지금은 문제가 있지만, 10년 이상 전부터 이미 그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소규모 풍력 프로젝트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성장했고, 경험이 축적되면서 해상 풍력은 어느 순간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빛이 바래고 있지만, 개념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며, 바다에 터빈 날개가 떨어지는 문제가 일부 있더라도 작동합니다.
태양광도 또 다른 입증된 분야입니다. 투자비용이 점진적으로 대폭 감소하며 주류로 자리 잡았지만, 일부 인버터 관련 문제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배터리저장시스템(BESS)도 점진적으로 장기 지속 시간을 향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노스볼트의 문제는 아마도 초기부터 100억 달러 규모로 무리하게 뛰어들었지만,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도 말입니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는 경영진의 무능, 안전 기준 미흡, 중국 기계에 대한 과도한 의존, 그리고 본질적으로 너무 많은 일을 너무 빠르게 처리하려 한 점 등이 문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스볼트를 본보기 삼아 유럽 전역에서 후속 배터리 프로젝트들이 다수 자금을 확보했으며, 일부는 계속 진행 중이고, 일부는 축소됐습니다.
이제 새로운 전환 기술들이 자금을 찾고 있습니다. 그린 철강(green steel), 그린 수소(green hydrogen), 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등이 그 예입니다.
최근 이러한 프로젝트의 경제성에 대한 숱한 논의가 있습니다. 이들은 보통 어떤 형태로든 보조금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이 잘 작동할까요? 물론 답은 '그렇다'여야 합니다. 철강 생산은 철강 생산이고, 회색 수소 생산은 이미 검증된 기술입니다. 탄소 포집도 마찬가지로 현재 구상된 규모는 아니지만 이미 검증된 기술입니다. 여전히 석유 회사 스폰서들은 자신들의 방대한 기술적 전문성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기 직접 포집(Direct Air Capture) 역시 흥미로운 기술입니다.
에너지 전환이 요구하는 도약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이러한 프로젝트들에서 기술 자문 역할은 이제 금융 및 법률 자문만큼이나 중요해 보입니다. 단순히 분석하자면, 즉 은행가의 입장에서 보면, 가능하다면 작게 시작해 개발자와 개념이 '금융 지원 가능함'을 증명한 다음 대규모로 확장하는 게 현명할 것 같습니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글로벌 수소 사업처럼 에어프로덕츠(Air Products)가 건설 및 제품 인수(offtake)를 보장한다면, 신용 관점에서는 훨씬 더 쉬워집니다. 하지만 그러한 대형 프로젝트는 흔치 않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목표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시 태양광, 풍력, 배터리 그리고 대규모 전력 케이블 등 기존의 재생에너지원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이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참고 자료) "Back to bread and butter", PFI 781, 202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