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창고 공사비 절감방안(1)
국내 물류창고 개발사업장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됩니다. 공사비 급등과 금리 상승, 공급 과잉에 따른 공실률 상승 문제입니다. 이 중 특히 공사비 이슈와 관련해 일부 사업장의 경우 사업 자체를 포기하거나 사업계획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이에 '허가 완료 후 착공 전인 많은 사업장'에서 평당 공사비가 조금 더 저렴한 시공사를 찾아 다니거나, 공사비 절감을 위해 PM(프로젝트관리)업체, CM(건설관리)업체, 설계사무소 등과 함께 공사비에 대한 V.E(밸류 엔지니어링)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CM사 혹은 공사비 V.E 전문가가 참여해 많은 개선안을 제시해도, 실제 사업성 개선을 위한 의미있는 숫자가 나오기까지 줄이기에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건축 허가를 받아 정해진 설계 내에서 비용을 줄인다는 것은 한계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제 아무리 훌륭한 공법을 적용하고 설계를 조금 손본다고 해도 레미콘, 철근 주요 자재의 수량이 결정된 상황에선 어떠한 V.E 적용도, 기존보다 단가가 낮은 시공사도 큰 의미는 없습니다. 결국 설계를 변경해 근원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그럼 필자가 고민해 본 '물류창고 공사비 절감 방안'을 제안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물류창고 공사비 절감 방안을 이해하려면 3가지 고정 관념을 깨야 합니다.
첫째 동일 토지 내 연면적이 많을수록 수익률이 높다는 관념을 깨야 합니다. 동일 토지 내 적정한 연면적에서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둘째 임대면적(전용률) 등을 임대인이 정한다는 것도 고정관념입니다. 전용률이 낮으면 원하는 임대 단가를 받지 못합니다.
셋째 물류창고 공사비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것입니다. 물류창고 공사비가 비슷해 보여도 같지 않습니다. 동일 규모 건축 기준 토공사의 주요 공종 중 하나인 흙막이가 100억인 곳이 있고, 10억이 채 안 들어가는 곳도 있습니다.
평당 공사비를 크게 줄이기 원한다면, 현재 계획 중인 연면적을 과감히 줄여야 합니다. 토지 지가와 공법상 제한사항, 그리고 해당 토지의 물리적 형태 등을 종합 고려해 최적의 가성비 설계를 적용했다면, 평당 공사비는 분명 350만 원 이내로 줄어들 것입니다.
‘연면적이 줄면 평당 공사비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그건 숫자를 보고 판단하시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래 예시 단가는 금융조달 비용이나 기타비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기존)
토지 1만 평 평당 100만 원 → 100억 원
건축 연면적 1.5만 평 평당 400만 원→600억원
직접비 평당 개발비용: 467만원/평
개선)
토지 1만 평 평당 100만원→ 100억 원
건축 연면적 1.0만 평 평당 350만 원 →350억원
직접비 평당 개발비용 : 450만원/평
여기에다 전용률을 고려한 건축 연면적 대비 임대면적의 평당 원가는 이렇게 바뀝니다.
기존) 임대면적률(전용률) 85%→임대면적 1평당 원가 550만 원
개선) 임대면적률(전용률) 95%→임대면적 1평당 원가 475만 원
과거 경기 남부권의 상온창고 임대면적 1평당 매출이 700만원을 웃돌았기에, 평당 개발 원가가 다소 높더라도 연면적을 많이 늘려 전체 사업이윤의 총액을 늘리는 구조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평당 개발 원가는 오르고 매출은 낮아져 평당 원가를 줄이는 게 사업의 진행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개발 규모를 축소하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높아진 금융조달 비용을 절감하는 부수 효과도 있습니다. 위 방법을 적용한다면 평당 원가 절감으로 임차 유치 부담 역시 줄어들 것입니다.
그럼 정확히 어떤 이유로 인해 동일 토지 연면적을 줄여야 평당 공사비가 줄고 사업성이 개선되는 것일까요. 그동안 우리 회사(연교)에서 검토했던 수 많은 사업장들의 공통된 문제점은 “비(非)건축 부분의 공사비가 과하다” 는 것입니다.
비(非)건축 공사비란?
토공(절성토, 토사반출입) 및 가시설(흙막이) 공사
건축규모로 인하여 추가 발생하는 공통 공사
규모초과로 인한 인허가 상 불필요한 조건 사항
기타 민원성 공사 등
아래 표는 특정 사업장을 대상으로 비건축 공사비를 최대 절감한 사업장의 공사비 예시입니다.
실제 본 사업장의 공사비 계약금액은 위 예시보다도 낮습니다. 글에 담지는 못했지만, 건설사의 이윤을 고정한 상태로 시공하는 소위 '코스트앤피(Cost&Fee)' 방식으로 평당 330만원 이하도 가능합니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단순 PM, CM 영역을 넘어 상당한 수준의 “전문 조력자 집단”이 필요합니다.
이렇듯 물류창고의 공사비 절감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개발사업 참여자들의 고정관념과 좁은 시야, 그리고 이해관계인의 왜곡된 조언 등이 맞물리면서 어려울 따름입니다.
“사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잔금도 있습니다”
개발사업 관련 참여자들은 고정 관념을 벗어나 넓은 시야를 갖고 의뢰자(개발 사업자)의 성공을 도와야 합니다. 사업 시행자는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확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해온 모든 과정에 얽매이지 않고 원점에서 재시작할 수 있는 과감한 용기가 필요한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