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너지펀드, 태양광비중 30%이하 제한...풍력·수소 집중
오는 6월 1단계 총 1조2600억원 규모로 선보일 미래에너지펀드가 태양광발전 투자를 30%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산업 초기 단계인 풍력발전과 수소·암모니아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펀드 투자협의체 간사는 산업은행이 맡는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과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장은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만나 미래에너지펀드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펀드는 오는 2030년까지 5단계에 걸쳐 총 9조원 규모로 조성되며, 1~3단계에는 단계별 1조2600억원, 4~5단계에는 각 2조6100억원으로 조성된다.
단계별 총 6개의 펀드를 은행계열 각 자산운용사가 1개씩 펀드별 균등한 금액으로 조성한다. 펀드별로 산업은행은 20%. 다른 5개 은행 투자자는 각 16% 비율로 투자한다. 1단계 펀드 설정 목표는 오는 6월이다.
펀드 관련 사항과 절차를 정한 MOU에 따르면 6개 은행 투자자는 시중은행 계열 각 운용사가 설정하는 펀드의 수익증권을 매입한다. 펀드 수익자인 은행들은 투자대상 사업과 관련, 금융자문 및 주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투자 대상사업에는 우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 있다. 다만 태양광에 대해선 펀드 매입약정 총액의 30% 이하에서 투자하기로 했다.
수소 전소발전, 암모니아 전소발전, 연료전지 등 신에너지 및 무탄소발전사업도 투자 대상이다. 또한 CCUS(탄소포집), 수소 및 암모니아 혼소 발전과 같은 탄소 저감 인프라사업에도 투자한다. 이밖에 수전해 설비,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 운송 저장 설비 등 온식가스 감축관련 인프라사업도 투자대상에 포함됐다.
투자 방법은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에 대한 지분증권, 대출채권, 법인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증권 투자다. 모험자본 성격이 강해 주로 후순위대출이나 지분증권에 투자할 전망이다.
펀드별 수익증권 지분율을 고려해 산업은행이 투자협의체 간사를 맡는다. 각 운용사는 투자대상 사업에 대한 공동의 금융자문 및 주선이 필요할 경우 간사와 협의할 수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 조사 결과 2030년까지 필요한 신재생 발전 증설 관련 금융 수요는 약 160조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대출부터 회수까지 최대 25년 걸릴 것으로 예상돼 금융기관이 대출에 소극적이다. 이에 후순위대출과 지분투자의 불쏘시개 역할을 미래에너지펀드가 맡아 민간 금융의 선순위 대출 등의 조달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펀드 투자를 마중물 삼아 금융자문 및 주선권을 획득할 수 있다.
에쿼티와 후순위대출이 타깃이다 보니 사업비가 많이 투입되는 해상풍력의 자금 수요가 많을 것으로 은행권은 내다봤다. 390MW급 신안우이 해상풍력이 오는 9월 PF금융 클로징이 목표여서 펀드의 1호 해상풍력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