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활성화펀드 '시동'...1000억 재정母펀드 운용사 공모
산업은행이 1000억원 규모 재정모펀드 운용사 공모에 나서면서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조성에 시동을 걸었다.
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내년 이후 정부 재정 1000억원(재정 모펀드)을 위탁 운용할 운용사 1곳의 선정계획을 지난 3일 공고했다. 금액은 정부 예산안에 따른 것으로, 국회의 예산 승인 이후 최종 금액이 정해진다. 산은은 오는 17일 제안서를 접수받아 11월 말 운용사를 선정한다.
이번 재정모펀드는 내년 1월 선정될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모펀드와는 다른 것이다.
운용 구조를 보면 먼저 재정모펀드(1000억원) 운용사를 선정한 다음 이 펀드와 산은 1000억원, 지역상생발전기금 1000억원 등 총 3000억원을 굴릴 지역활성화펀드 모펀드 운용사를 내년 1월 중 선정할 계획이다. 재정모펀드를 먼저 설정하는 이유는 재정이 직접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에 펀드 형태 도관체(비히클)가 필요해서다.
내년 1월 지역활성화 모펀드 운용사를 선정한 뒤 2월 이후 곧바로 자펀드 결성에 나설 계획이다. 모펀드와 민간투자자가 자펀드를 결성하되, 모펀드 출자비율은 30~50% 출자 가능하다.
모펀드는 자펀드 내 민간투자자 출자액의 최대 20%까지 후순위 위험 부담 역할을 하며 우선 손실을 부담한다. 자펀드는 개발 프로젝트(SPC) 자본금에 우선주로 출자하는 투자 전략을 취한다. 사업시행 주체인 지자체와 민간 시행사는 투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보통주로 출자한다. 필요시 자펀드는 PF후순위 대출과 같이 혼합 투자도 가능하다. 다른 민간 대주단보다 후순위로 참가해 위험부담을 지게 된다. 총 투자한도는 프로젝트 총 사업비의 20%다.
투자 대상 프로젝트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펀드 목적과 공익성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각종 창의적 수익사업이다. 수도권 소재 사업과 단순 분양수익 추구 개발사업은 제외된다. 이에 따라 대규모 스마트팜이나 혁신캠퍼스, 에너지 융복합 산업단지, 복합 관광리조트 개발사업 등이 펀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개발사업도 해당된다.
정부는 PF대출금에 신용보증기금,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특례 보증을 제공해 보다 낮은 금리의 대규모 자금조달을 돕기로 했다. 지자체는 안정적 수익 흐름에 기여하도록 수요 확약 등을 제공해 민간투자를 거들기로 했다. 예를 들어 혁신캠퍼스나 대규모 리조트 건설 후 일부 시설을 지자체가 일정기간 임대 확약해주는 구조다.
이밖에 지자체, 민간의 의사결정 및 프로젝트 추진을 지연하는 각종 규제(중앙, 지방)를 제거하고 지자체의 SPC 직접 출자에 대한 법령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SPC 설립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각종 인센티브가 총동원되지만 PF방식을 통해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구조인 만큼 지역투자 활성화펀드가 성공하려면 수익성 높은 사업을 확보하는게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그러나 지자체가 우량한 사업을 발굴할 역량이 있을 지는 미지수다. 금융사 관계자는 "지역경제에 도움되면서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잘 발굴해야 펀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