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 낮춘 실속형 실버타운, 어떻게 기획할 것인가

진입장벽을 낮추는 전략, 실속형 실버타운의 실무 기획 가이드
지난 칼럼에서 ‘하이엔드형’과 ‘실속형’이라는 두 갈래 실버타운 트렌드를 정의한 바 있습니다. 물론 실버타운처럼 새로운 유형의 상품일수록 시장 붐업을 위해 하이엔드 실버타운의 성공이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지방 5대 광역시에서 실버타운이 공급될 경우, 하이엔드 실버타운의 성공을 기반으로 실속형 실버타운이 후속 공급되는 순차 구조가 작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실질적인 사업 성공과 국내 실버타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실속형 실버타운에 대한 선제적 준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실속형 실버타운을 기획하는 데 있어 실무적으로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실속형 실버타운은 ‘진입장벽을 낮춘 실버타운’이어야 한다
실속형 실버타운 기획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핵심은 ‘가성비 좋은 실버타운’이라는 단순한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서비스를 잘 제공하는 실버타운이 아니라, 입지 특성, 주변 주거 자산 처분 여력, 입소자 타깃 설정, 제공 서비스 수준, 초기 사업비 조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실속형 실버타운은 ‘진입장벽을 낮춘 실버타운’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이에 맞는 실무 전략을 제시합니다.
첫째, 입지 특성에 기반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합니다
실버타운 입지 선정 시 핵심적으로 고려되는 네 가지 조건은 광역교통망, 배후 인구, 생활 인프라, 상급 병원입니다. 물론 이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입지는 최적의 환경이지만, 이들 4가지 조건에 맞는 사업지는 토지가격이 비싸다는 현실적 제약도 따릅니다. 따라서 실속형 실버타운 기획 시에는 이 4가지 조건 중 한두 가지 핵심 특성을 중심으로 상품 콘셉트를 연계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필자가 검토한 경상남도 양산시 실버타운 사례는 지하철이나 철도 같은 광역교통망은 부족하지만, 약 10만 명의 배후 인구와 부울경 메가시티 중심부라는 위치, 고속도로를 통한 광역 연결성 등 입지적 장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가장 큰 강점은 반경 500m 이내에 병상 수 1300개 규모의 양산 부산대 상급병원(그림1)이 있다는 점입니다. 양한방 협진이 가능한 이 병원은 시니어 케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해 해당 입지에 ‘실속 케어형 실버타운’이라는 콘셉트를 제안했습니다. 고가 입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토지가, 높은 용적률, 강력한 의료 인프라 등을 활용해 열위 입지를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주변 주거 자산 가치에 기반한 유닛 구성 전략이 필요합니다
실속형 실버타운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입소보증금의 현실화입니다. 실버타운 입주자의 자산 대부분이 현재 보유한 주택(특히 아파트) 매각 자금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입지별 자산 처분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 분석을 기반으로 입지별 적정 입소보증금 외형을 설정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최적의 유닛 타입 구성으로 이어집니다. 다양한 평형대의 유닛을 구성함으로써 입소자의 자산 수준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 입소자를 위한 유닛은 1L+1Room, 1L+2Master 타입 등으로 구성할 수 있으며, 전용면적은 45 ~98㎡까지 다양화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입소보증금은 약 1.5 ~2배 차이를 두어 구성할 수 있으며, 유닛 선택의 폭이 곧 자산 수준에 맞춘 진입장벽 조정 장치로 작동합니다.(그림2)

다음 칼럼에서는 최근 실버타운 개발 트렌드 변화 중 하나인 ‘액티브 시니어형 실버타운’과 ‘케어형 실버타운’ 간의 방향성 논의를 다룰 예정입니다. 특히 최근 2~3년간 민간 주도의 공급 우위 시장 속에서 두 가지 유형이 시장 내에서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해안건축이 제안하는 인사이트는 무엇인지 소개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