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도 외형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 코람코더원리츠, 강남 빌딩 편입 포기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리츠(부동산투자회사)도 외형 확장세를 마감하고 리스크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상장 리츠인 코람코더원리츠가 강남 에이플러스에셋타워를 소유한 코람코더원강남1호리츠의 편입 계획을 한달여만에 전격 철회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람코더원리츠는 관계사인 코람코더원강남1호리츠가 발행하는 1000억원의 우선주 취득 계획을 취소했다고 이날 정정 공시했다.
코람코더원강남1호리츠는 강남역 인근에 지하 7층~지상 22층, 연 면적 2만9916㎡(약 9050평) 규모의 A급 오피스빌딩인 에이플러스에셋타워를 소유하고 있다.
앞서 코람코더원리츠는 지난 9월 2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오는 12월 관계사 리츠의 우선주 취득 형태로 에이플러스에셋타워를 취득할 것임을 공시했다. 총 자산 규모를 6000억원대로 늘리고, 코어 오피스리츠로서의 경쟁력도 강화하기 위해서다. 자산 편입을 위해 12월 구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방침이었다.
그런데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자산가치의 적절한 평가가 어려워지자 우선주 취득 계획을 취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증을 통한 자금조달도 `없던 일'이 됐다.
코람코 측은 "당초에는 취득 일정을 연기하려고 했다"면서 "일정 연기를 위해서는 관계사 주주의 전원 동의가 필요하나 일부 주주가 동의하지 않은데다 연내 취득 이행이 주주가치 증진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편입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코람코의 강남 빌딩 편입 철회를 계기로 리츠들이 앞으로 외형 성장보다 자산 관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간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 상장 리츠를 중심으로 신규 자산을 편입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코람코에너지리츠도 지난 4월 유상증자를 통해 남청라 물류센터를 매입한 바 있다. 몸집 불리기를 통해 총 자산 규모가 확대되면 리츠의 신용등급 상향 등 양적 질적 향상과 함께 배당 안정성도 높아지는 장점이 있어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츠의 주가 하락 요인으로 추가 자산편입과 유상증자 우려가 컸기 때문"이라며 "유동성이 마르는 시기에 대규모 유상증자의 부담감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제 올해 유상증자를 계획하는 리츠는 없는 것으로 파악돼 주주가치 희석 리스크는 낮아졌다"면서 "적극적 자산 편입이 미덕이던 지난 2020년과 지난해와 달리 한동안 자산 편입 등의 외형 성장보다 기존 자산관리와 임대료 인상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