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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판매 계약 방식의 진화 (1)

배인성
배인성
- 11분 걸림 -
게티이미지뱅크

재생 에너지 판매 계약(offtake agreements) 구조는 정부의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에서 벗어나, 다양한 재생 에너지 자산을 포함하는 포트폴리오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제는 보다 복잡하고 유연한 금융 구조와 다양한 판매 방식이 사용되며 시장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발전업계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가 더욱 자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생 에너지 판매 방식의 진화는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의 금융 구조와 계약 방식의 변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진화는 다양한 시장 조건과 금융 모델의 변화에 따라 계속해서 발전해 왔습니다. 여기서는 재생 에너지 판매 방식의 주요 진화 내용을 정리합니다.


1.초기 단계 : 보조금 기반 모델

이것은 10년 이상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좋았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당시 태양광 및 풍력 발전 프로젝트는 20년 기간의 고정 가격 발전차액 지원 제도(FiT) 또는 장기 차액 결제 계약(CfD)으로 혜택을 받았습니다. 이는 프로젝트의 가격 위험, 신용 위험, 그리고 물량과 그리드 위험을 회피하게 했습니다. 채권자는 금융 적합성(Bankability)를 위해 ① 주어진 보조금 제도의 규제 확실성 보장, ② 예상되는 기술적 성능, ③ 자원 불확실성 평가 등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2.중간 단계 : 상업 인증서 도입

초기단계 이후 재생 가능 상업 인증서(renewable merchant certificate)가 도입되었습니다. 영국의 ROC*, 스웨덴의 Elcert*, 호주의 LGC*, 미국과 우리나라 REC* 등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상업적 위험이 수반됐습니다. (참고: * ROC : Renewable Obligation Certificates (영국),  Elcert : Electricity Certificate (스웨덴), LGC : Large-scale Generation Certificates (호주), REC :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우리나라, 미국 등)

많은 인증서 제도가 고정된 하한 가격이 없었기 때문에, 채권자는 잠재적인 시장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질까 걱정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금융기관은 상업적 금융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고, DSCR(부채상환비율)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관점을 채택해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순 현금흐름이 대출 원리금을 충분히 상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3. 점진적 발전 단계 : 장기 PPA와 상업적 구조의 결합

장기 전력판매 계약(PPA) 등장
전력회사, 에너지 소매업체 및 집약적 소비자는 재생 가능 인증서를 구매할 의무가 있었고, 매력적인 가격을 확보하고 가격 노출을 관리하기 위해 프로젝트와 장기 전력판매 계약(PPA)을 체결했습니다. 재생 가능 에너지 PPA 시장이 탄생했으며, 초기에는 약 15년의 기간을 가진 계약으로 시작됐습니다.

채권자는 오로지 PPA에서 계약된 현금흐름만을 기준으로 대출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PPA 기간이 짧아지기 시작하고 프로젝트 레버리지 비율이 비경제적 수준으로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자산 내용연수가 20년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옵션은 PPA 종료 후 도매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PPA + 상업적 꼬리(merchant tail)"가 도입됐습니다. 장기 가격 노출을 우려한 채권자는 강력한 재계약 의무와 현금 스윕 구조를 통해 PPA 종료 후 수익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프로젝트에 대한 장기 PPA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함에 따라 시장 경쟁은 계속해서 가격을 낮췄습니다. 때로는 프로젝트의 평균화된 에너지 비용(LCOE : levellised cost of energy)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PF 차입금에 의존하는 사업주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경제적인 계약에 들어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결책으로 장비 제조업체(OEM :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로부터 장기간의 자산 수명 보증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사업주와 채권자는 "연장된 상업적 꼬리(extended merchant tails)"를 통한 장기적인 상환 기간을 고려할 수 있었습니다. 장기 대출기간으로 PPA 종료 후에도 부채 상환 부담이 계속 증가했고, 채권자는 프로젝트가 재계약하도록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러한 인센티브에는 미니펌(mini-perm) 및 현금 준비금(cash reserve)이 포함됐습니다.

부분 상업적(partial merchant) 전략
장기 PPA의 부족은 채권자가 이를 통해 최대한의 레버리지를 끌어내기 위해 커버 비율(cover ratio, DSCR)을 강화하였습니다. 이렇게 대출 상환에 필요한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이로 인해 그리드 비용, 송전 손실 또는 출력 제한(curtailment)과 같은 예기치 못한 추가적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여유가 부족해졌습니다.

현금 흐름 버퍼와 향상된 자본 수익률을 찾는 과정에서 사업주는 프로젝트의 일부 물량을 계약하지 않은 채로 남겨두어 근시일 내에 더 높은 수익을 얻는 "부분 상업적(partial merchant)" 전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금융기관은 다시 적응해야 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보수적인 커버 비율 및 손익 분기점을 사용하여 대출 규모를 결정하면서 점점 더 많은 근시일 상업적 가격 위험(near-term merchant price exposure)을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

금융 헤지(bank hedge)
기존 PPA의 경쟁자로 가격 변동성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는 보험 지원 금융 헤지(insurance-backed financial hedges)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이들 헤지는 일부 경우에는 풍력 출력이나 태양광 조사량을 보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기본 프로젝트의 기술적 성능과 거의 연결되지 않아, 가용성 문제 및 특히 극단적인 날씨와 같은 불가항력 사건에 대한 새로운 위험을 초래했습니다. 2020~21년 겨울 텍사스에서 유명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기저 부하(baseload) PPA
추가 계약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혁신은 "기저 부하(baseload) PPA"의 도입으로 계속됐니다. 이 계약은 프로젝트가 PPA 기간 동안 시간당 고정된 전력량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한 대가로 더 높은 계약 가격을 보장받았습니다.

하지만, 고정된 전력량을 판매해야 한다는 것은 가격 변동에 대한 위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전력 생산량이 낮은 시기(예: 태양광 발전의 경우 밤 시간이나 구름이 많은 날)에도 계약된 전력량을 공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때 시장 가격이 높아질 수 있는데, 이는 프로젝트가 그만큼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특히 출력이 낮은 시기는 일반적으로 시장 가격이 높은 시기와 겹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프로젝트는 계약된 전력량을 맞추기 위해 높은 비용으로 전력을 구매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이를 충당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기저부하 PPA는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가격 변동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이 같이 기저부하 PPA는 전력 생산자가 일정한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계약으로, 가격 변동성과 생산 불확실성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위험에 대비해 사업주와 금융기관은 광범위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전력 가격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비용 예산(shaping cost buffers)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유동성 준비금(liquidity reserves)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2022~23년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 공급망 혼란, 그리고 경제적 불확실성 등의 극단적인 시장 상황으로 이러한 전략은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특히 북유럽 지역의 프로젝트가 큰 영향을 받았고, 효과적인 위험 관리가 부족했던 프로젝트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상업적 노즈(merchant nose)
2021년 이후 유럽의 전력 도매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이자율이 3% 포인트 상승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주는 높은 금리와 공급망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상업적 노즈(merchant nose)"를 도입했습니다.
상업적 노즈는 유럽에서 높은 도매 전력 가격을 활용해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된 새로운 구조입니다.

PPA의 시작일을 앞당겨 단기적으로 높은 가격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건설 지연에 대비한 완충 장치를 제공합니다. 채권자는 이 구조에서 추가적인 대출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가격 하락 위험을 관리해야 합니다.

포트폴리오 오피테이크스(Portfolio offtakes)
한편 특정 프로젝트에 대해 여러 다른 판매 계약을 사용하는 전략, 즉 "포트폴리오 오프테이크스(portfolio offtakes)"가 등장했습니다. 일부 전력은 장기 PPA를 통해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대출 조건을 확보하면서도, 일부는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계약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즉, 안정성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입니다.

예를 들어, ① 단기 PPA가 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근시일 예상 가격이 높고, 공급 · 수요 균형이 유리하여 더 좋은 가격을 제공합니다. 펙사파크(Pexapark)*에 따르면, 5년 PPA는 유럽 전역에서 평균적으로 €18/MWh 더 높습니다. ② 투자 등급 이하 구매자(sub-investment grade offtaker)에게 판매하여 고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보증 신용장이나 모회사 보증 등 신용 강화 조치가 필요합니다.

​* Pexapark (스위스) : 재생에너지 시장을 위한 소프트웨어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PPA를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플랫폼을 개발,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PPA를 중심으로 한 금융, 가격 결정, 위험 관리에 특화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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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성

한국해양대 해양금융대학원 겸임교수, <국제 프로젝트파이낸스> 저자. 블로그 프로젝트랑 파이낸스랑(https://blog.naver.com/pae1959kr) 운영합니다. 블로그 콘텐츠 중 딜북뉴스 독자가 관심가질 만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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