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검토했던 IFC 터줏대감 메리츠증권, 결국 5년 임차 연장
서울 여의도 '쓰리(Three) IFC'의 앵커 임차인인 메리츠증권이 결국 임차 계약을 5년 추가 연장했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급등한 임대료에 놀란 메리츠증권은 다른 오피스로의 이사를 검토했으나 이전 비용과 편의성 등을 고려한 결과 계속 쓰기로 한 것이다. 이에 IFC 소유주인 캐나다계 브룩필드자산운용은 IFC의 풀 임차를 이어가면서 향후 매각시에도 프라임급의 자산 가치를 지키게 됐다.
26일 메리츠증권과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캐피탈은 최근 IFC 측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9년 6월 입주해 올 연말 계약 만료를 앞뒀으나 임차 기간을 오는 2029년까지 5년 연장한 것이다.
쓰리IFC건물 중층부인 22, 24, 25, 26,27층 등 5개층을 메리츠증권이, 23층을 메리츠캐피탈이 쓰면서 앵커 임차인 노릇을 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전 직원 1500명 가운데 900명이 이 건물에서 지낸다.
신규 임대차 계약과 관련, IFC 측이 임대료를 2배 가까이 인상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입주시의 렌트프리와 같은 혜택이 없어지고 대출금리와 물가 인상, 건물가치 상승분 등을 감안한 결과다.
급등한 임대료에 당황한 메리츠증권은 여의도 인근에서 리모델링 중인 신한금융투자빌딩을 포함해 몇곳의 이전 대상 오피스를 검토했다. 그러나 신규 건물의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비용, 기존 사무실의 원상복구 비용, 이사비 등을 고려할 때 임대료가 올랐어도 잔류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5년 장기 계약하면서 제시한 임대료를 일부 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차 연장 소식이 알려지면서 메리츠증권 임직원은 반기는 눈치다. 한 메리츠증권 직원은 "여의도역이 지하로 연결돼 바깥 날씨에 관계없이 출퇴근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면서 "지하 쇼핑몰, 인근 더현대백화점 등의 편의시설에다 쾌적한 사무환경을 생각하면 IFC서 더 근무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인상된 임대료에도 앵커 테넌트를 잃지 않으면서 브룩필드는 트로피에셋 소유주라는 자존심을 지키게 됐다. 나아가 향후 건물 매각시에도 제로에 가까운 공실률을 앞세워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브룩필드는 IFC 원(One), 투(Two), 쓰리(Three) 등 오피스 3개동과 IFC몰을 소유하고 있다. 함께 소유했던 콘래드호텔은 최근 ARA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지난 2021년 브룩필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전체 IFC 5개동을 4조1000억원에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운용이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하려던 리츠를 국토교통부에서 인가받지 못하면서 협상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