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연지사옥 매각... "의견 들어보자" 11곳에 인터뷰 요청

현대그룹이 매각에 나선 서울 종로 연지동 사옥 입찰에 15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매도자 측이 이 중 11곳을 추려 인터뷰를 진행한다. 7월 중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전에 매수 의지와 자금 조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다.
2일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과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전일 11곳의 매입의향서(LOI)를 제출한 기관을 상대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는 15개 입찰 참여 기관 중 4곳만 제외된 셈이다. 인터뷰 대상에는 코람코자산운용, 케펠자산운용,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디앤디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포함됐다. 반면, 퍼시픽자산운용,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등은 제외됐다.
인터뷰 대상이 다수로 확대된 배경에는, 단순히 최고 가격만을 고려하지 않고 매각 조건에 따라 입찰자의 참여 목적과 의지를 파악하려는 의도가 있다. 이번 거래는 현대엘리베이터가 마스터리스(Master Lease)를 제공하는 세일즈앤리스백(Sales & Leaseback) 구조로 진행된다. 입찰 참여자들은 매수가뿐 아니라 임대료 등 임대 조건을 함께 제안하는 방식으로 응찰했다.
매도자 측 관계자는 “비밀유지협약(CA)을 제출하고, 현장 실사 없이 조용히 LOI를 낸 곳도 있다”며 “서류만으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 여러 후보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직접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인터뷰를 거쳐 숏리스트를 선정하고 제안 조건을 검토한 뒤, 7월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연지동 사옥은 총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동관은 지하 4층 ~지상 12층, 서관은 지하 4층 ~지상 16층 규모다. 대지면적은 1만1078㎡(약 3351평), 건물 연면적은 5만2470㎡(약 1만5872평), 전용면적은 3만1964㎡(약 9669평)이며, 1992년에 준공됐다.
현대그룹은 이 사옥을 2009년 1980억원에 매입했다가, 2012년 유동성 악화로 코람코자산운용에 매각했고, 2017년 2500억원에 재인수한 바 있다. 이후 8년 만에 다시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