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호텔부지 개발사업, 2.2조 규모 철거단계 PF조달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현대건설과 이지스자산운용이 철거공사를 마치기 위해 1차 PF 형태로 2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 3사 주선 아래 주요 증권사가 대거 참여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며 이지스운용이 설립한 와이디427PFV는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4-2·7지구(힐튼호텔 부지)’의 철거를 위해 대주단과 2조2000억원 한도 1차 PF대출약정을 체결하고 26일 대출을 실행했다.
선순위 1조3000억원, 중순위 7000억원, 후순위 2000억원(현대건설 연대보증)으로 구성되며 대출만기는 오는 2027년 5월 26일까지 2년이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 3사가 금융을 주관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참여한 게 특징이다.
선순위에는 NH투자증권 SPC(제이온민트, 1750억원), NH투자증권 SPC(제이온클로버, 1000억원), 메리츠증권SPC(케이에이치엘제일차, 900억원)가 참여했다. 중순위에는 교보증권 SPC(남산드림힐튼제일차, 300억원) 삼성증권 SPC(모니모남산제일차, 1800억원) 대신증권 SPC(넥서스에셋, 1000억원) 한국투자증권 SPC(비욘드남산제이차, 1000억원) 한국투자증권 SPC(비욘드남산제삼차, 600억원) 메리츠증권 SPC(프라임비전제일차, 405억원) 등이 참여했다.
후순위는 한국투자증권 SPC(비욘드남산제사차, 2000억원)가 참여했다. 후순위는 현대건설 연대보증으로 만기 2년짜리 AA-등급 유동화사채(ABS)로 발행됐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은 브릿지론 상환과 철거비용에 활용된다. 당초 올 5월까지 연장한 브릿지론 1조4400억원을 4조5000억원 규모의 본PF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바꿔, 철거 시기(1차PF)의 2조2000억원과 착공 시기(본PF)의 4조5000억원을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당장의 대규모 자금 모집 부담을 줄이고, PF 금융시장 내 유동성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대출 실행 이후 철거 완료까지는 약 24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며, 2년 뒤 착공 시점에 본PF로 전환하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큰 데다 철거와 본공사 기간까지 포함하면 8년 가까이 걸리는 메가 프로젝트라 자금 조달을 두 차례로 나눌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자금 조달을 위해 3개 대형 주관사가 연합해 대주 유치에 전력을 다했다. 현대건설이 후순위를 보증하고, 고급 주거 및 오피스 건립 명가로서의 이미지를 갖춘 점이 자금 조달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남산 조망과 서울역 접근성이 결합된 ‘한국판 아자부다이힐스’ 트로피 에셋이라는 점도 대주 설득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평당 5000만원이 넘는 높은 조성 원가, 서울 도심권(CBD)의 공급 과잉 이슈, 기관들이 선호하지 않는 브릿지론 성격의 프리(Pre) PF라는 탓에 일부 금융사는 참여에 응하지 않았다.
이 사업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395번지 옛 밀레니엄힐튼호텔부지 일원에 연면적 10만5619평 규모 지하 10층 ~ 지상 34층의 오피스와 지상 39층의 호텔, 판매시설 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PFV의 주요 주주(보통주 기준)는 이지스일반사모부동산펀드421호(61.95%)와 현대건설(30%)이다.
와이디427PFV는 지난 2월 현대건설과 공사도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총 공사비는 1조1878억원이다. 기존 건축물 철거공사 시작일은 5월9일이며 건설공사 종료시점은 오는 2032년 4월8일이다. 공사 기간은 당초 착공일로부터 71개월에서 83개월로 늘어났다.
한편, 이지스운용이 힐튼 부지 인근에서 추진 중인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8-1·6지구(메트로&서울로타워 부지) 재개발사업도 상반기 중 1조5000억원 규모의 PF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브릿지론 7170억원이 오는 6월 만기를 앞두고 있어 본PF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사업의 시행법인은 와이디816PFV이며, 이지스운용의 ‘사모부동산펀드421호’가 와이디427PFV와 와이디816PFV의 주요 주주다.
이지스운용은 힐튼호텔 부지와 메트로&서울로타워 부지를 통합 개발해 2032년 준공을 목표로 연면적 약 46만㎡에 달하는 복합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두 프로젝트를 통합한 사업명은 그리스어로 ‘완결성’을 뜻하는 ‘이오타(IOTA)’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