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광수호텔, 래디슨 브랜드 도입 추진...자산 매각 병행

부산 해운대구 중심 상권에 위치한 ‘광수호텔’이 글로벌 호텔 브랜드 ‘래디슨’과의 제휴를 기반으로 400억 원 규모의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번 거래는 자람홀딩스가 구조를 설계한 SPC(특수목적법인)를 통해 이뤄지며, 리모델링 투자와 글로벌 브랜드 위탁운영 계약까지 포함된 포괄적인 딜 구조가 특징이다.

1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건부 매각이 진행 중인 광수호텔은 지하 5층부터 지상 24층까지, 총 181실의 객실과 일부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돼 있다. 담보 기준 감정가는 약 620억 원이며, 매각 희망가는 400억 원 수준으로 조율되고 있다. 단, 수분양자 소유의 객실 11실은 거래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호텔은 별도의 브랜드 없이 운영 중이며, 평균 ADR(객실 단가)은 15만 원, OCC(객실 가동률)는 75%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자람홀딩스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 ‘파크 인 바이 래디슨(Park Inn by Radisson)’ 유치를 통해 ADR을 20만 원 이상, OCC는 80~8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래디슨 호텔그룹은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약 1,700개 이상의 호텔을 운영 및 개발 중이며, 2018년 세계 2위 호텔그룹인 중국 진장국제호텔그룹(Jin Jiang International)에 인수된 이후 아시아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운대 호텔은 한국 시장 진출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매도자 측은 이번 거래를 단순한 부동산 매각이 아닌 ‘복합 가치 자산 거래’로 정의하고 있다. 자람홀딩스 문희진 대표는 “단기 운영 수익성과 중장기 자산 리포지셔닝 전략이 결합된 구조로, 2027~2028년경 글로벌 투자자 대상 재매각을 염두에 둔 엑시트 플랜을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람홀딩스가 제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브랜드 적용 후 연 매출이 약 112억 원에 이를 경우 매각가는 800억 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비교 사례로는 ADR 9만 원 수준의 F호텔부산이 약 700억 원에 매각된 거래가 있다.

재매각 타깃은 아시아 지역 호텔 자산에 적극 투자하는 글로벌 운용사들이다. 이번 거래는 공매 종료 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탁사는 대한토지신탁과 우리자산신탁이 각각 참여하고 있다.

광수호텔은 부산 해운대구 우동 645-8, 645-9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으며, 연면적은 약 3345평(1만1060㎡)이다. 2020년 6월 사용 승인을 받았으며, 정식 영업은 2024년 9월부터 시작됐다.

광수호텔은 과거 소유주였던 뷰티크테라스가 공매 절차를 통해 소유권을 상실하면서 EOD(채무불이행) 자산으로 분류됐고, 현재 자산의 권리는 대한토지신탁과 우리자산신탁 등 신탁사들이 보유 중이다.

호텔 운영은 협진원이 맡고 있다. 협진원은 당초 광수호텔을 직접 인수한 뒤, 래디슨 브랜드 도입을 전제로 리노베이션 및 재운영 계획을 수립했고, 래디슨 본사와의 현장 실사 및 리모델링 예산 협의를 마쳤다.

이후 자람홀딩스를 통한 전략적 매수자 유치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인수 계획은 조정됐고, 현재는 협진원과 자람홀딩스가 공동으로 래디슨 브랜드 도입과 재매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해운대는 부산 전체 숙박 등록 객실의 33.3%를 차지하는 대표 관광지로, 성수기에는 일 평균 방문객이 87만 명에 달하는 등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