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제조합, 28개 건설사 대상 책임준공 보증 출시
건설공제조합(건공, CG)이 내년 1월부터 책임준공(책준) 보증상품을 취급한다. 부동산신탁사 주도의 책준 확약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대형 보증기관이 새롭게 뛰어드는 것이어서 PF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산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공능력평가순위 500위 건설사까지 책준 확약을 제공한 신탁사와 달리 건공은 신용이 우량한 28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책준 보증을 선보인다.
건설공제조합은 책임준공 보증 출시를 위한 규정 개정과 조직 정비 등 준비를 마치고 새해부터 보증을 취급한다고 27일 밝혔다. 책임준공보증은 시공사가 부담하는 책임준공 의무(약정 기한까지 목적물을 준공할 의무)를 보증하는 상품이다.
시공사가 약정 기일까지 책임준공 의무를 다하지 못할 경우 조합이 6개월을 더한 기간 내에 보증시공을 완료한다. 만일 보증시공을 완료하지 못하면 미상환 PF대출 원리금을 보증금액 한도에서 보상하게 된다. 수수료율은 평균 연 0.8%다.
조합 측은 “책임준공보증 상품은 기존 신탁사 신용보강 상품 대비 우수한 조합 신용도(AA+)를 바탕으로 한 상품이어서 대주단의 신용보강 수요에 부합할 것"이라면서 "고금리로 인한 PF자금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이 책준 보증을 내놓으면 대주단은 본PF 참여를 위한 신용보강 수단으로 조합의 책준 보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의 보증 경험이 풍부한데다 자금력이 좋아 대주단이 선호한다.
조합의 본업인 공사이행 보증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탁사에 비해 대체시공사를 선정, 공사를 완료하는 것도 익숙하다. 더욱이 신탁사 책준 확약의 경우 책준 미이행시 손해배상액 확정을 위해 대주단과 소송을 벌여야 하는 등 대주단의 채권확보에 한계가 따른다는 약점이 있다. 반면 조합은 전문 보증기관이어서 사고발생시 보증대지급금(PF대출금)을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지급한다.
다만 조합은 신용보강 시장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는 만큼 우선 회사채 BBB+ 등급 수준 이상 및 시공능력순위 100위 이내 시공사를 대상으로 보증을 취급할 방침이다. 이를 만족하는 건설사는 이날 기준 28개사다.
회사채 이외 기업어음 A3+, 신용등급 A- 충족시에도 이용 가능한 데 이 등급 역시 소수 건설사가 될 전망이다. 이는 시공능력순위 300~500위까지 범위를 넓혀 책준 확약을 제공했던 신탁사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조합은 앞으로 경기 개선 상황 등을 봐가며 점차 이용 대상 건설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합은 책준보증이 신탁사와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관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탁사는 관리형 토지신탁을 전담하고, 조합이 시공사 책준의무를 보강하는 형태다.
조합은 대형건설사도 자체 책임준공에서 벗어나 조합의 책준 보증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합의 신용보강시 조달금리 인하 등 사업성을 개선할 수 있어서다. 지방 지식산업센터 등 사업성이 모호한 사업에는 대형 건설사 책준 조건이어도 대주단이 수용에 어려움을 표하기도 한다.
조합 관계자는 "이 상품은 PF사업 구조화 초기 단계에서부터 조합과의 업무협의가 필요하다"면서 "보증 전담부서를 신설할 예정으로 상품 관련 궁금한 점이 있는 경우 전담 부서로 문의하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