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급주거 개발 자금줄로 등장한 홍콩계 사모펀드
부동산시장 침체와 고금리 여파에 PF시장의 '대주단 모으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홍콩계 사모투자펀드인(PEF)인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이 강남권 하이엔드 개발사업의 뉴머니(New Money)로 등장했다. PAG는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개발사업을 선별해 부채와 에쿼티(자본) 혼합 성격의 PF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25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시행사 아스터개발은 최근 서울 강남 청담동 '리카르디 아스턴 청담' 개발사업의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을 끝내고 본 PF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브릿지론의 만기를 1년 연장하는 등 시간적 여유를 확보함에 따라 700억원 규모 단일 트랜치의 본PF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PAG가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의 선순위 참여를 포함해 총 3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PAG는 단순 대출만 참여한 게 아니라 대출과 동시에 에쿼티 투자 형태로 향후 사업시행 이익 배분도 기대하고 있다.
'리카르디 아스턴 청담'은 아스터개발의 계열사인 청담131(옛 아스터개발제16호청담)이 전 가구 한강 조망이 가능한 하이엔드급 오피스텔 12가구를 지어 분양하는 사업이다.
현재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중인데 이를 끝내고 사전 청약률을 끌어올려 본PF에 나설 계획이다. PAG는 이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부채와 자본 특성을 가진 신규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기조에 글로벌 상업용부동산시장이 자금조달에 골머리를 앓자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부채와 자본을 결합한 신규자금을 구조화해 선보이고 있다.
새마을금고 등 기존 국내 PF플레이어의 자금이 위축되면서 신규자금이 부족한 시행사와 대주들이 PAG와 같은 해외 사모자본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또 다른 하이엔드 주상복합을 준비하는 한 시행사도 본PF 가운데 중순위트랜치 자금으로 PAG 자금을 알아보고 있다. 기존 브릿지론 중순위에 있던 법인자금이 상환을 요구하자 대안금융으로 외국자본을 낙점한 것이다.
해외 사모펀드들은 강남 개발사업과 같은 고급 주거 사업을 선호하지만 시행사를 상대로 자금 투입 요건을 까다롭게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일부 해외 사모펀드의 자금을 빌릴 경우 대출기간 이자를 지급하고 사업 완료후에는 수익도 공유하는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시행사 입장에서 활용하기에 부담스런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