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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사모 신용(Private Credit) 진출, 새 먹거리 될까

배인성
배인성
- 7분 걸림 -
챗GPT 생성 이미지

최근 HSBC가 사모 신용(Private Credit)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은행들의 자산운용 전략 변화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 투자은행(IB) 부문 축소 이후, 은행들이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모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바젤Ⅲ(Basel III) 등 강화된 자본 규제를 우회하면서, 고객과의 관계는 유지하고 수익은 창출하려는 실용적 접근이 뚜렷하다.

사모 신용 시장이란?

사모 신용(Private Credit)은 전통적인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Asset Manager)나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 등이 비상장 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시장이다. 규제 부담이 낮고, 상대적으로 유연한 조건으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최근 급성장 중이다. 무디스(Moody’s)는 2028년까지 이 시장의 운용자산(AUM, Assets Under Management)이 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5년 사모 신용 시장, 다섯 가지 키워드

웰링턴 매니지먼트(Wellington Management)는 2025년 사모 신용 시장의 트렌드를 다섯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공공시장(Public Market)과 사모시장(Private Market)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특히, 상장을 준비 중인 벤처 캐피털 지원 기업들이 상장 전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모 신용을 활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둘째, 인공지능(AI)과 전력망 확대, 데이터센터(Data Center) 구축 등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모 신용이 새로운 자금공급자로 떠오르고 있다.

셋째, 강화된 자본 규제를 피하기 위한 전통 은행과 자산운용사 간의 협업이 늘고 있다.

넷째,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며 고정금리 우량자산(Fixed Income Asset)에 대한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다섯째, 재무 약정(Covenant)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상환보호 조항을 포함한 구조화된 대출 상품이 투자자 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HSBC의 전략은 무엇이 다른가

HSBC는 구조조정과 IB 부문 축소 이후, 기존의 자산운용 부문과 생명보험 계열을 활용해 사모 신용시장에 접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직접 대출(Direct Lending)을 실행하기보다는, 사모 신용 전문 운용사에 고객을 소개하거나 딜을 주선하고 수수료(Fee)를 받는 간접적 방식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바젤Ⅲ 등 자본 규제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새로운 부서를 만들기보다는 기존 조직의 역량을 활용해 고정비 부담 없이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접근이다. Goldman Sachs처럼 전담 부서를 신설하거나, Citi처럼 Apollo와 같은 대형 사모펀드와의 직접적인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과는 대비된다. HSBC 특유의 보수적이고 절제된 전략이 다시 한 번 드러난 대목이다.

글로벌 은행들의 접근법은 저마다 다르다

Goldman Sachs는 내부에 Capital Solutions Group을 신설하며 사모 신용 사업을 적극 확대 중이다. Citi는 Apoll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에 들어섰고, Deutsche Bank는 자회사인 DWS와의 연계를 통해 참여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공격적 확장’ 기조에 가깝다.

반면 HSBC는 기존 자산운용, 보험 조직을 활용한 ‘간접 진출’ 방식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는 리스크와 수익성, 비용 간의 균형을 따지는 전통적 은행의 계산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모 신용 시장 진출, 문제는 없을까

은행들의 사모 신용시장 진출은 구조적인 흐름이다. 규제 강도가 낮은 사모 신용 운용사들이 대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가운데, 은행들은 고위험 기업에 대한 직접 대출을 피하면서도 핵심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단이 필요하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 대출 시장에서 은행의 점유율은 1970년 55%에서 2023년 33%로 감소한 바 있다.

하지만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확산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첫째, 사모 신용 시장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 둘째, 은행이 리스크를 외부 운용사에 전가하는 구조는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거래 구조와 투자 대상의 투명성이 낮아 투자자 보호에도 취약할 수 있다.

시사점과 향후 과제

사모 신용 시장은 분명 성장 잠재력이 큰 영역이다. 은행 입장에선 자본 규제 회피, 수수료 수익 확보, 고객 관계 유지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구조다. 특히 HSBC처럼 글로벌 대기업 고객군을 보유한 은행에게는 자기자본을 들이지 않고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매개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금융 안정성과 공공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진다. 사모 신용 시장은 본질적으로 투명성이 낮고 규제가 약하다. 은행이 리스크를 외부로 밀어내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금융 시스템 전반에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다.

결국 해법은 균형에 있다. 은행은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신중한 전략을 세워야 하고, 감독 당국은 규제 사각지대 해소와 투명성 확보에 힘써야 한다. HSBC의 접근은 그런 면에서 하나의 모델 케이스가 될 수 있다. 무턱대고 확장하기보다는 기존 역량을 활용하고, 비용과 위험을 통제하면서 시장에 접근하려는 방식이다.

사모 신용이 은행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하다. 은행은 ‘어떻게 대출하느냐’보다 ‘누구를 통해, 어떤 구조로 대출하느냐’를 고민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해법이야말로 향후 금융 산업의 판도를 가를 수 있다.

​​
[참고 자료]
https://www.leaprate.com/news/hsbc-exploring-move-into-private-credit-market-reuters/
https://alternativecreditinvestor.com/2025/04/11/hsbc-looks-to-partner-with-private-credit-firm/
https://uk.finance.yahoo.com/news/exclusive-hsbc-explores-private-credit-123414251.html
https://www.wellington.com/en/insights/2025-private-credit-outlook-5-key-trends
https://www.johnsonfinancialgroup.com/resources/blogs/markets-and-economy/investment-outlook-2025-navigating-uncertainty-with-altern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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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스사모신용펀드오피니언

배인성

한국해양대 해양금융대학원 겸임교수, <국제 프로젝트파이낸스> 저자. 블로그 프로젝트랑 파이낸스랑(https://blog.naver.com/pae1959kr) 운영합니다. 블로그 콘텐츠 중 딜북뉴스 독자가 관심가질 만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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