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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에 대한 글로벌 PF시장 동향과 평가

배인성
배인성
- 17분 걸림 -
데이터센터 내 서버랙(게티이미지뱅크)

데이터센터(data center)는 디지털 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하고 IT 인프라를 보관하는 물리적 건물 또는 시설을 말합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시장은 5G 서비스 보편화, 코로나 언택트 확산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빠르게 커졌으며,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와 함께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데이터센터 규모가 '하이퍼 스케일'로 대형화되고, ESG를 반영한 그린 데이터센터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PF금융시장 유동성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린 전력 및 토지 제약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해상풍력 발전사업 등 재생에너지 분야의 공급망 문제가 사업비용 증가에 연계돼 있어 효과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정보업체 '프록시모 데이터(Proximo Data)'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데이터센터 PF시장은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두 해의 규모를 합산해도 여전히 유럽보다 약 20억달러 많습니다. 2021~2023년 미국에서 최소 29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그 규모는 AI 수요에 힘입어 향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AI 수요는 데이터센터 부문의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재생 에너지 개발을 더욱 촉진할 것입니다.

유럽의 데이터센터 PF 규모는 2023년에 전년 대비 거의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보고 의무를 강화한 탓이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EU) 전체에서 2018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7%였으며, 현 추세면 2030년에는 3.21%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데이터 보호 강화와 새로운 법률로 인해 데이터센터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일본과 같은 티어(tier)1급 시장이 상당한 성장을 누리고 있지만 미래에 가장 주목받는 곳은 베트남과 같은 티어(tier) 3급 시장입니다.  

최근 3년간 데이터센터 볼룸 추이(소스=프록시모 인텔리전스, 배인성교수 블로그)

부동산 투자에서 시작해 AI로 결합된 시장

블랙스톤이 2021년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QTS리얼티 트러스트(Realty Trust)를 100억달러에 인수한 것은 탁월한 부동산 투자로 간주됐습니다. QTS는 데이터센터 관련 대규모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만성적인 공간·전력 수요 부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수 이후 QTS는 개발 중인 자산을 단 2년 만에 1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늘렸고,  MW 용량 기준으로 북미 최대의 임대 데이터센터 제공업체로 성장했습니다. 블랙스톤이 프로젝트에 추가 현금을 투자한데 힘입어 QTS의 가치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증가해 2023년 말까지 250억달러에 이르렀습니다.

블랙스톤-QTS 결합은 매우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로 시작한 것이 이제 다른 것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블랙스톤이 QTS를 인수했을 때 AI는데이터 센터 투자 방정식에 크게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AI와 그에 따른 데이터 센터 요구 사항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개발이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서버랙은 클라우드 프로세스에 사용되는 전력의 4배를 소비할 수 있고 생성된 열을 관리하기 위해 고급 냉각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금융 방식

​데이터센터는 이제 매우 인기 있고 인정받는 투자 자산이지만, 신규 개발형(그린필드) 데이터센터 파이낸싱은 처음부터 전통적인 투자 방식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1~2가지 유형의 금융 방식이 지배적인 대부분의 다른 투자 자산과 달리, 데이터센터 금융은 통일된 접근 방식이나 투자은행(IB)을 활용하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PF(project finance), 증권화(securitisation), 부동산(real estate), 레버리지 파이낸스(leveraged finance), 홀드코(Holdco) 파이낸스 및  바로잉 베이스 파이낸스(Borrowing base financing) 등 맞춤형 하이브리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표준화된 금융 방식이 부족했음에도 데이터센터 관련 금융은 미국에서 유럽으로 확산되고, 이제 아시아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올해 4월 EQT가 소유한 엣지코넥스(Edgeconnex)는 유럽 데이터센터 플랫폼의 개발 및 인수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17억5000만 유로의 5년 아코디언 조건(accordian facility)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상당히 낮은 금리 조건(5년 만기 마진이 210~305bp 수준의 스텝업구조)에도 ABN암로, BBVA, 로보뱅크, 크레디트아그리콜, CIC, DNB, KfW IPEX, LBBW, 미즈호, NAB, 나티시스, OCBC, 소시에떼 제네럴,  스탠다드 차터드, TDB, 유이크레디트 및 KDB산업은행 등이 참여했습니다. (아코디언 조건이란  차주가 신용 한도에서 허용되는 최대 금액을 확대하거나 기존 대출 계약에 또 다른 장기 대출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의 금융. incremental facility라고도 함.)

엣지코넥스 거래와 거의 같은 시기에 QTS는 미국의 주요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도 조달했습니다. 13억9000만달러의 5년 만기 대출로  SMBC, 코뱅크, MUFG, 산탄데르은행, 미즈호, 신한은행, 카익사뱅크(CaixaBank), KDB산업은행, 인테사(Intesa), CIBC,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이 참여했습니다. 이 거래로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에 있는 135MW 규모의 하이퍼 스케일 데이터센터 캠퍼스에 자금이 지원됐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QTS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 캠퍼스의 데이터센터에 대한 또 다른 대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12억8000만달러의 5년 만기 대출로 SMBC, 미즈호, 코뱅크, MUFG, 산탄데르은행, BBVA,  노바스코티아은행, Desjardins, DBS,  국민은행, 퍼스트 시티즌스(First Citizens) 및 카익사뱅크(CaixaBank)가 참여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빈티지 데이터센터(Vantage Data Centers)는 북미 플랫폼의 지속적인 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웰스파고증권과 TD증권, 트러스트증권 및 스코티아뱅크가 이끄는 은행 신디케이트로부터 30억 달러의 회전한도 방식의 녹색금융 (green revolving credit)을 조달했습니다. 이 거래는 20214년 1월 디지털브릿지(DigitalBridge)와 실버레이크(Silver Lake)가 주도한 빈티지DC(Vantage)에 대한 64억 달러의 지분 투자에 따른 것입니다.

우리나라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의 경우 대기업 및 금융기관 등의 자사용 데이터 센터가 아닌 이상 해외 투자기관 및 해외 위탁운영사 등이 참여되는 형태가 대부분이며, 우리나라 고유의 '부동산 PF'와 유사한 방식으로 금융이 이뤄졌습니다.

프로젝트 특징은 '대규모, 반복성 및 유연성'

​이러한 모든 거래의 공통점은 규모가 크고, 반복성 및 유연함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규모와 반복, 그리고 궁극적으로 주요 데이터센터 개발자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신용 덕분에 주요 사업주는 금융기관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고, 금융 방식과 관계없이 반복되는 사업에 동일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거래 실행에 대한 신뢰는 대출 은행의 마진 및 수수료 수준에도 반영돼 상당히 관대한 대출 조건을 제공합니다. 또한 사용자 계약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데이터 센터의 수익 흐름은 일반적으로 빅테크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현금 흐름에 따라 상당히 예측 가능하며 점점 더 수익성이 높아집니다.  

하이퍼 스케일러(hyperscaler)가 데이터센터 운영자에 매달 지급하는 비용은 3년 전 수준인 kw당 70~80달러에서 수요가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kw당 150달러까지 올랐습니다.

데이터센터 사업주의 자금 조달 관련 주의사항으로는 대차대조표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 즉 실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신속하게 자금을 확장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 예시된 거래 사례 중 엣지코넥스(Edgeconnex) 아코디언 방식과 빈티지(Vantage)DC의 회전 신용한도는 모두 성장을 예상합니다. 하지만 추가 시설에 대한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경우 전자는 법적 계약서를 수정할 필요가 없는 방식이지만 후자는 사실상 당좌차월(overdraft) 방식을 택합니다. 또한 QTS 거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미니펌(mini-perm, 중단기로 자금을 대출한 뒤 만기 도래 시점에서 리파이낸싱을 거쳐 장기 금융의 효과를 내는 자금조달) 방식 PF라는 점에서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가 성장함에 따라 자금 조달 전략도 진화합니다. 빈티지는 증권화 시장에 진출한 최초의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로, 2018년 초에 11억2500만 달러의 증권화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이후 8건의 추가 거래가 이어졌고, 가장 최근에는 빈티지가 2023년 10월에 13억5000만 달러의 채권을 추가로 발행하면서 정점에 이르렀습니다.

운영 중인 빈티지 데이터센터의 임대 비용을 뒷받침하는 이 발행에는 5년 및 7년 만기 클래스A 채권 10억2600만달러, 트랜치당 3억8000만달러, 클래스B 채권 4300만달러가 포함됐습니다.  모두 도이치은행증권, 소시에떼 제네럴,  트러스트증권 및  웰스파고증권이 주선했습니다.  증권화는 운영 자산에 대한 기존 채무를 ​​재융자하는 데 사용되므로 빈티지와 같은 사업주가 신규 프로젝트를 위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금융 조달시 고려사항

일반 PF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평가에서 토지 비용, 인터넷 연결, 전력, 세금 환경, 자연 재해 및 인력을 포함하는 비용 매트릭스 등의 신용 위험을 고려해야 합니다.

신규 프로젝트의 경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에는 사용된 기술 유형, 프로젝트 관리, 예산, 공급망 위험 및 건설 상대방 종속성 평가 등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하이퍼 스케일러는 특정 구매자의 요구 사항에 맞게 제작되므로 승인이 평가의 필수적인 부분이 됩니다. 따라서 지연된 설계 변경의 위험과 그에 따른 관련 비용을 충분히 평가해야 합니다. 또 다른 예로는 데이터 센터 건설에 필요한 구리, 콘크리트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이것이 건설 예산에 미치는 영향을 들 수 있습니다.

이미 운영 중인 프로젝트의 경우, 투자자가 항상 주시해야 할 위험 요소에는 자원 위험, 사이버(cyber) 위험, 재융자 위험, 거래 상대방 종속성 등의 성과 위험이 있습니다. 포춘100대 기업에 해당하는 임차인 또는 클라우드 공급자는 서비스 연결이 중단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수준의 가동 시간을 보장하는 서비스 수준 계약을 체결하므로 비상 계획 및 효율적인 백업 시스템의 존재가 중요합니다. 오늘날의 인플레이션 세계에서는 최종 사용자에게 전기가격 인상과 같은 인플레이션 비용을 처리할 수 있는 계약과 능력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데이터 센터 공간에서 규제 기관, 운영자, 차주 및 대출 기관 모두에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우려로 인해 싱가포르, 암스테르담, 아일랜드와 같은 지역의 데이터센터 개발이 제한되기도 했습니다.

규제당국은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보고 요구 사항 및 기후 변화 협약을 데이터센터 분야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2021년 미국은 데이터 센터 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부문에 에너지 효율 요건을 부과하는 신에너지법(New Energy Act)을 제정했습니다. 또한 인플레이션 감소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은 탄소 배출 감소와 같은 특정 지속 가능성 목표를 충족하는 데이터센터에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ESG 배경에서 데이터 센터 공간의 에너지 효율화 및 녹색건물 인증 여부가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대출금리 수준이 ESG와 관련된 핵심성과지표(KPI) 충족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지속가능연계 대출(Sustainability-linked debt)​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최근 엣지코넥스가 17억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연계 대출을 발행한 게 그 예입니다.

데이터센터 금융시장 전망

대부분의 독립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PF방식으로 이뤄지지만, 현실적으로 신규 자산과 운용 자산이 혼합된 포트폴리오의 경우 상당 부분은  하이브리드 방식(혼합금융)으로 자금이 조달됩니다. 그리고 데이터센터가 자본 집약적이기 때문에 AI가 더 많은 데이터 센터 수요와 확장을 촉진함에 따라 자본 조달의 다양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토지와 냉각수 조달은 잠재적인 골칫거리입니다.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 경쟁 탓에 디벨로퍼는 개발에 필요한 허가를 득할지에 대한 확신 없이 토지를 먼저 구매해야 합니다. 또한 막대한 전력 수요로 인해 데이터센터 개발자, 특히 대형 하이퍼 스케일러(hyperscaler)는 운영 전 충분한 전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ESG이슈로 재생 에너지를 외부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 조달하거나, 자체 재생 에너지 전력원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에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공급망 문제, 기자재 비용 상승 및 프로젝트 지연 등 재생 에너지 부문과 동일한 제약을 받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분야 투자에 대한 선호도를 고려할 때, 이런 리스크가 단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투자를 저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해당 부문에 투자하는 금융의 질과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대형 정보기술(IT)기업, 이른바 빅테크(Big Tech)의 예상 수익성이 높아 자금 유동성이 메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발부지 및 녹색전력 확보의 물리적 제약으로 성장 속도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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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성

한국해양대 해양금융대학원 겸임교수, <국제 프로젝트파이낸스> 저자. 블로그 프로젝트랑 파이낸스랑(https://blog.naver.com/pae1959kr) 운영합니다. 블로그 콘텐츠 중 딜북뉴스 독자가 관심가질 만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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