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빅3는 `점포 빅세일중'...부지 매각 큰 장 섰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점포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도심지의 땅값은 크게 오른데 비해 매장의 영업 수익은 점점 떨어지자 점포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딜로이트 안진을 매각 자문사로 정하고 대구 내당점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공개 경쟁을 통해 조만간 새 주인을 찾을 예정이다.
딜로이트는 지난 2020년부터 홈플러스의 점포 매각 자문을 전담하다시피하면서 홈플러스의 여러 점포를 매각하거나 유동화를 지원했다.
디벨로퍼 MDM은 지난해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홈플러스 가양점, 시흥점, 일산점, 계산점, 원천점, 안산점, 천안점, 장림점, 동촌점, 울산점 등 10개 점포를 매입했다.
에프엘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23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만들어 홈플러스 김해점, 김포점, 가좌점, 북수원점을 매입했다.
부동산개발업체 지메이코리아는 홈플러스의 영등포점, 금천점, 동수원점, 부산센텀시티 점 등을 올해 상반기 9000원대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소재 홈플러스 해운대점은 이달 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이스턴투자개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매각가는 4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마트도 최근 서울 고덕 명일점과 부산문현점을 각각 매물로 내놓고 각각 자산운용사 2곳과 매매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 매각 자문 역시 딜로이트 안진이 맡았다.
입찰 설명서에 따르면 매각 후 1년 동안은 이마트가 세일 앤 리스백을 한다. 이후 재건축시 이마트가 재입점 가능한지는 입찰자가 선택한다. 즉 이마트 재입점을 원할 경우 상가 분양시 이마트에 사전에 정한 분양가대로 분양한다. 이마트의 재입점용 분양가는 시세보다 낮기 때문에 수익성으로 따지면 미입점이 낫다. 입찰자는 두가지 선택 옵션에 따른 금액 차이와 영업 측면을 종합 고려해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지난 2019년 13개점을 시작으로 점포 매각에 시동을 건 이마트는 지난해 가양점을 현대건설에 매각했고 지난해 말 성수점을 미래에셋컨소시엄에 1조2200억원에 팔았다. 올 상반기에는 중동점을 3000억원후반대에 시행사 RBDK에 팔았다.
2020년에는 트레이더스를 지으려던 서울 마곡 대형 부지 CP4블록을 8700억원에 태영건설, 이지스자산운용,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자체 개발이 아니라 외부 소유주에 의해 지어진 건물에 트레이더스를 임차할 예정이다.
이들 두 대형사에 비해 더디지만 롯데마트도 점포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의 700여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개를 3∼5년간 순차 정리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일부 점포가 매각됐고 나머지는 매각 절차를 앞뒀거나 아직 매각을 진행하지 않았다.
유통 3사는 저마다 사연을 들어 매각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를 통해 필요한 투자의 재원을 확보하고 재오픈을 진행해 성장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측은 자산 매각이 "디지털 자산으로의 전환 차원"이라면서 "보유 부동산 자산의 전략적 재배치 과정"이란 입장이다.
어찌 됐든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수익이 줄어드는 등 유통업의 변화를 공통적으로 겪으면서 자산의 재배치 과정에 있는 것은 공통점이다. 한 대형 회계법인의 전문가는 "온라인 커머스에 밀리면서 유통업이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기에 있다"면서 " 수익성이 좋지 않거나 쓸모 없어진 점포는 팔아서 다른 신사업 쪽에 재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매각 점포들이 예전만큼 매출액이 나오지 않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거나 지역별 거점지에 있어 부동산 가치가 좋은 것은 매각자 입장에서 강점이다. 이들 지역은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로 재개발하기에 좋은 지역이어서 부동산업계가 군침을 흘리고 있다.
때문에 매수 희망 주체는 대형 건설사부터, 시행사, 자산운용사 등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건설사에 비해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운용사들이 우위의 위치에 서서 매물로 나온 점포를 쇼핑하고 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예전에는 점포당 매각가가 1000억원대였다가 최근에는 3000억 ~ 4000억원까지 올랐다"면서 "매각 대금의 10%인 300억~ 400억원의 거금을 계약금으로 마련하기에 건설사보다는 운용사가 유리한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