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취급 수수료 취소해달라"..둔촌주공조합 민원에 대주단 `부글부글'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총 대출금의 2%대에 이르는 취급수수료 부과는 과하다며 수수료 취소 등을 요구하자 대출취급기관(대주단)이 발끈하고 있다.  12%대에 이르는 고금리 단기자금을  6%대 장기 자금으로 대환해줬더니  돈 받고 나서 이제 와 딴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둔촌주공의 태도 돌변이 앞으로 재건축조합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조합사업비 대출 관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대주단은 우려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19일 7500억원의 사업비대출 차환(리파이낸싱) 성공 이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등에 취급수수료 취소 또는 인하를 검토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재건축조합 측은 "금융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아래 양도성예금증서(CD, 3.9% 대출일 금리기준)+가산금리(2.5%) 등 총 6.4% 금리를 지급하면서도 대주단 요구에 의해 취급 수수료 명목으로 대출금의 2.6%(195억원)를 추가 납부했다"면서 "국가 기관 보증으로 빌리는 돈에 과도한 수수료 징수가 정당한 것인지 검토를 요청했다"고 조합원에 알렸다.  

재건축조합 내부에서는 HUG 보증수수료는 이해하지만 은행들 마저 추가로 많은 취급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은 지나친 폭리이자 신종 꺾기의 부활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조합 공문을 접수한 은행연합회는  금융주선사(신한·국민) 등 대주단에  답변 회신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대주단은 조합원 총회와 차주(조합) 협상을 거쳐 약정한 내용을 부인하는 것은 약정 위반 아니나며 격앙된 분위기다.  

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PF사업장을 지원하라는 당국의 주문에 따라 적극 지원했음에도  사후  약정 내용을 부인하는 것은 강원도 레고랜드 디폴트사태처럼 불신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둔촌주공의 수수료 민원 제기를 계기로 앞으로 다른 재건축조합의 사업비 대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출약정 내용을 번복할 경우 일부 재건축조합은 이를 선례 삼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약정 내용을 부인하고 번복하면 은행들의 대출 심사역 입장에서 앞으로 재건촉조합 사업비에 대해 심사를 더 깐깐하게 하고  강화할 수 밖에 없다" 내부적으로 대출승인 심사역을 설득시키기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대주단에는 농협은행(1000억원) 신한은행(1400억원) 우리은행(1600억원) 국민은행(1300억원) 하나은행(1200억원) 등 5개 은행과 KB증권(1000억원)이  참여했다.  사업비 대출기간은 오는 2025년 4월까지 27개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