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리테일건물을 운영하면서 그대로 증축하는 밸류애드 기술
최근 서울에서 용적률 및 고도제한 완화 등 다양한 규제 완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역세권은 고밀 복합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규제 완화가 집중되면서 역세권의 오피스·상가가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을 통해 벨류애드(Value added) 전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오피스 시장은 KBD(강남권), YBD(여의도권), CBD(광화문권) 모두 프라임급이나 A급 오피스가 수요에 비해 부족해 공실률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판교 등 수도권의 IT·게임업체들이 인재확보를 위해 서울 입성을 원하고 있으나 입주 가능한 규모의 오피스가 부족해 성수동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성수동은 강남과 가까우면서 지하철 2호선 라인이고, F&B 등이 발달해 IT나 게임관련 MZ세대 인재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KBD나 YBD, CBD에서 기존 오피스나 상가건물을 허물고 재건축해 규모를 늘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2년간 건설 공사비가 약 50% 올랐고, 올해도 최소 20%는 더 오를 전망이라는 점이 부담입니다.
특히 광주에서의 철거 사태 이후로 철거 공사는 규제가 더 까다로워져서 지상 철거와 지하 철거 모두 비용과 시간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서울 강남대로나와 테헤란로 등 대로변의 경우, 지하 5층 이상 철거 공사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상가건물의 경우에는 기존 세입자들이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라 10년간 임차를 보장해 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권리금까지 물어줘야 하기 때문에 용적률이나 고도제한이 완화돼도 재건축 관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를 해결할 공법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승인받아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과 함께 여러 빌딩을 증축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바로 잭파일(Jack-Pile) 공법입니다. 지하 증축 및 기초 확대를 기존 건축물 그대로 운영하면서 할 수 있고, 지상 증축 또한 가능하게 됐습니다.
즉, 용적률이 상향되고 고도 제한이 완화되면 지상을 증축할 수 있지만, 그만큼 지하에 주차장을 확보해야 되기 때문에 쉽지 않았는데, 잭파일 공법을 통해 기존 주차장 밑으로 추가 증축해 지하 주차장을 확보하고 지하, 지상 증축되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지하 기초까지도 확대할 수 있는 공법입니다.
실제 시공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코엑스 내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하 2층까지 지하주차장을 운영하면서 지하4층까지 주차장을 증축했습니다.
서울 강남역 인근 10층 오피스빌딩 역시 사무실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6개층을 증축, 현재 활용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도 지하 1층, 지상 5층 병원 건축물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지하 2층, 지상 14층으로 지하, 지상 수직증축을 했는데 수술실은 물론 입원실까지 그대로 운영하면서 공사를 진행해 공기와 비용을 크게 줄였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런 잭파일 공법으로 지하와 지상 수직증축을 하게 되면 기존 재건축보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실제 서울 교대역 사거리 근방의 오피스를 비교해 보니 공사기간은 6년에서 2년반으로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임대료도 마지막 인테리어 공사기간 일부만 들어오지 못하기 기 때문에 임대료 수입도 절감 효과가 생깁니다.
기존 건축물을 재건축하면 이미 50% 이상 오른 공사비가 추가로 들어가는데 비해 증축의 경우 일부 리모델링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공사비가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재건축하는 경우와 지하·지상 수직 증축하는 경우를 비교해 보면 전체 비용의 약 65% 이상 절감효과가 있고, 공사기간도 줄어들게 됩니다.
서울시 측면에서도 철거를 하지 않고 진행하기 때문에 소음, 분진 등 환경적 요인뿐만 아니라, 탄소절감 확대측면, 즉 ESG 효과까지도 누릴 수 있어 재건축보다 훨씬 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는 대수선이라고 합니다. 인허가를 받고 기존 건축물도 연수에 따라 차별화된 리모델링도 하지만, 일단 철거공사가 대규모로 필요하지 않고 임대료 수입도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권리금 문제도 해결되기 때문에 지금 KBD, YBD, CBD에서는 이런 공법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오피스와 상가 건축물의 밸류애드 전략은 기술개발에 따른 새로운 첨단 공법에 힘입어 과거에 비해 안전하면서 어렵지 않게 추진할 수 있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