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채권으로 자금조달 다변화하려는 리츠업계

딜북뉴스 스탭

2023-06-07 - 4분 걸림 - 댓글 남기기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업계가 녹색채권(그린본드)을 통한 자금조달을 시도하고 있다. 투자 부동산의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아 녹색채권을 발행하면 그린프리미엄을 얻을 뿐 아니라 차입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지난달 말 기초 자산인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 대해 LEED(국제 친환경 건축 인증제도)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LEED 인증은 플래티넘, 골드, 실버, 일반 인증 순으로 등급이 높다. 태평로빌딩이 받은 인증은 기존 건물의 운영 및 유지 관리에 대한 O&M 인증이다.

이로써 서울 도심권에 트윈트리타워와 태평로빌딩 등에 투자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보유한 오피스 전부가 LEED 플래티넘 인증을 얻게 됐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이번 친환경 인증 이후 녹색채권 발행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지스밸류리츠는 1100억원의 잔여 차입금을 회사채, 특히 녹색채권 등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리파이낸싱할 계획이다. 녹색채권은 아직 국내 리츠가 시도하지 못한 분야여서 최초 발행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관계자는 "삼성전자,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등과 함께 스마트 그린 오피스를 구축한 뒤 이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하기 위한 계획도 추진 중"이라며 "이를 통해 리츠의 친환경 자산을 늘리는 등 지속가능성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하나증권빌딩을 단일 기초자산으로 보유해 상장한 코람코더원리츠도 중장기적으로 녹색채권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오피스 리츠로는 최초로 LEED 골드 등급을 받았다. 에너지 사용량 절감 효과를 인정받아 LEED EB O&M 분야의 등급을 획득한 것이다.

리츠업계가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통한 녹색채권 발행을 준비하는 것은 자금구조 다변화의 일환과 맥을 같이 한다.

그간 부동산담보대출에 의존했던 리츠는 회사채와 전환사채(CB)등으로 자금조달을 다각화하고 있다. 유연한 조달구조로 시장 변동성 확대시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특히 친환경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녹색채권 발행을 시도하는 것은 녹색정의분류인 택소노미를 적용받을 수 있어서다. 지난 2월 환경부가 발표한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지원안’에 따르면 K택소노미를 적용해 녹색채권 발행 시 대기업은 0.2% 포인트(p), 중소·중견기업은 0.4%p 금리를 지원받을 수 있다. 상장 리츠의 경우 녹색채권 발행으로 기초자산 투자를 위한 차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그린본드는 요건 충족 시 일반 회사채와 달리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도 발행이 가능하다"면서 "자금조달 소스를 확장하려는 리츠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녹색투자 실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관투자자의 친환경 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리츠가 친환경 건물 요건을 충족한다면 잠재적 투자 풀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